좋은 것은 좋은 것을 부른다

그림책과 삶 : <귤 사람> 꽁꽁 얼어 멈춘 듯한 계절이 전하는 희망

by 내이름은빨강

새벽 손톱 달과 샛별이 아주 가까이 만난
금요일의 새벽입니다.

슬슬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귤들이 과일코너를 차지하기 시작했죠.
싱겁던 맛도 향도 한층 진해지고요.

겨울이 다가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주는
귤.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

귤 사람. 함께 읽어볼까요?

그림을 그리는 나의 일은
있다가도 있게 되고
있다가도 없게 된다.

안 그래도 겨울은
어제와 오늘이 같아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데
긴 긴 겨울이다.


하지만 겨울은 좋은 것들을 부르기도 하네요.
그녀는 전화 한 통을 받고 제주로 귤을 따러 갑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하루 종일 귤을 따는 과정이
만화 같기도 한 그림과
제주말로 잘 어우러져
그려집니다.



사는 것과 닮아 있는
귤 따는 일.

더디지만 그럭저럭
잘 따고 있는데
갑자기 돌풍이 불어오고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네요.


아이고 어떡할 거라.
어떵은 어떵
아장 놀믄 되주게.
(어떡하긴 어떡해. 앉아 놀면 되지)

잘 마시지 않던 믹스커피를 마시고
귤을 구워 먹는다.
그렇게 잠시 쉬다 보면
정말 볕이 난다.


있다가도 없어지는 일,
모든 것이 꽁꽁 얼어
멈춘 것만 같은 계절에
의기소침했던 마음도

쉬면서 달달한 커피도 마시고
귤도 데워 먹다 보면
다시 나는 볕에 훈훈해지겠지요.



겨울이 바짝 코 앞으로 다가왔네요.

올해의 또 다른 겨울이었던 연초,
계획했던 것들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돌아보면
저의 수확은 작고 파치가 난
귤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있다가도 없어지는 프리랜서의 일처럼
스스로 계속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그조차도 없던 일이 되어버리는
그런 나날들에 불과하고

저의 능력일지 노력일지의 부족으로
아직 기미조차 보이지 않지만
​좋은 것은 좋은 것을 부른다.'는 귤 사람의 포근한 희망처럼
오늘의 기대를 품고
내일을 꿈꾸며 기다리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모든 것이 꽁꽁 얼어있는 것 같아도
실은 나도 모르게 천천히
따뜻한 곳으로 가고 있는 계절'을 보내게 되겠지요.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 하루 보내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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