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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서 Nov 18. 2024

고백

푸른 저녁, 지워진 나무 _ Lafarge Lake





편안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억지로 접었던 그리움이 다신 펴지지 않고

카드뮴 블루처럼 날 선 기억도 무뎌져

단 한순간의 뜨거움도 베어내지 못하고


함께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탐내지도 않고

아파하지도 않고

표정 없는 바람처럼

그렇게 서로의 빈집을 드나드는 것, 

그것일까.


툭,


숨겨둔 슬픔마저 꺾인다.

내 안 어딘가 빈집에

네가 살고 있을 때 나는 불행했고

네가 살고 있지 않으니 더 불행하다

너를 알고 난 후로

행복은 묵음이 되었다.

 

끝내

그 빈집 허물어져

바람의 통로마저 잊혀지면,

그게 끝인가.


그리던 나무를 지우다

사실 지우고 싶은 건 나였다고

몰래 고백하며

푸른 저녁 한 덩어리

꿀꺽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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