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다웅하다 _ I'm happy for you.
햇살의 품이 넓은 어느 여름날, 다운타운 밴쿠버의 '잉글리쉬 베이' 근처를 지나다가 서행하는 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다.
어쩌면 젊은 아빠는 길 아래의 해변에서 바다와 태양을 즐기는 사람들이 잠깐 부러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세 고개를 돌리고, 더욱 경쾌하게 페달을 밟으며 뺨을 스치는 미풍처럼 행복했을 것이다. 그의 등 뒤에서 전적으로 자신을 믿으며 즐거워하는 작고 소중한 한 사람 덕분에.
어느 날 갑자기 내 일상으로 낯선 기쁨이 들어오자 삶의 무게와 의미가 달라진다. 지금과는 다른 삶을, 그것도 타인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걸 이토록 기꺼이 껴안게 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 아이가 자라는 동안 내가 미처 몰랐던 서툰 나도 함께 자라며 유일하고도 찬란한 경험을 한다. 그래서 그 경험을 위한 인내와 수고마저도 지나고 나면 그저 그립고 소중할 뿐이다.
언젠가 아빠는 자신의 등을 바라보며 유모차에 앉아있던 아가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리고 이젠 때가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아이 몰래 자전거를 잡았던 손을 놓는다. 조금 비틀대다 곧장 앞으로 달려가는 아이를 바라보며 대견한만큼 뭉클한 상실감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젠 아빠가 아이의 등을 바라볼 시간이다. 그렇게 세상은 조금씩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