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어사리 Jan 01. 2023

2023년, 복덩이 토끼가 뛰어온다

검은 봉다리처럼 평범하고 사랑스럽게

2022년 한 해는 어떠했나요?

많이 슬펐나요? 기뻤나요?


인생은 롤러코스트와 같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한해도 같은 롤러코스터를 타보지는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홀로 전력질주로 달리며 롤러코스터를 타야만 했다.


그런 한 해가 또 가고 또 다른 기대를 심어주는 새해가 온다.

Happy New Year!

글을 쓰지 못할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또 그 도전을 수정하고 고쳐가며 달리고 있다. 최악이라 생각하던 때도 최악이 아니고 최선의 순간이 있었다. 누군가는 새해를 앞두고 삶을 마감했고 어떤 이는 사고를 당했다. 북한에서 무인항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을 다녀갔고 그런 일들이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살고 밥을 먹고 자고 눈을 뜨고 출근을 하는 평범한 일상을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또 잠이 들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 누군가는 슬픈 일상. 또 누군가는 만족하고 행복한 일상.


대바늘 손뜨개 완성되면 무엇이 될까요?

며칠 동안 불안하고 슬픈 하루를 다잡기 위해 계속해서 뜨개질을 했다. 대바늘, 코바늘을 번갈아가며 실수하면 풀고 다시 뜨기를 반복했다. 5일쯤 반복하고 나니 일주일이 지나갔고 금요일이 되었다.

불타는 금요일! 최근 들어 가까워진 동생들과 마음이 가는 친동생 같은 동생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위로와 감사를 같이 나누고픈 사람들. 2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마셨다.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처럼 정말이지 무섭게 마셨다. 마치 20대의 젊은 마음으로 위장이 놀래기 직전까지 부어 넣었다. 자고 일어나니 2022년의 마지막날이 되었다.

2022년의 마무리는 가족과 함께였다. 부모님과 함께, 외가 식구들과 함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제사를 모셨다. 마음은 늘, 많은 것을 도와드리고 싶지만 도착하면 이미 많은 일들이 진행되었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들면 된다. 귀한 시누도 아닌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촌 시누이다.

사촌들과 웃으며 밥을 먹고 조카의 재롱을 보았다.

제사를 지내고 나니 어릴 적 그 마음속 제삿밥이 먹고 싶어졌다.

아무도 먹으려 하지 않았지만 심심하고 짭조름한 그 음식이 먹고 싶어졌다.

그리고 생각났다.

어제오늘을 합쳐 쌀밥은 딱 두 번 먹었다.

외가 제사에 가서 비벼먹은 제삿밥

비비면 절대 남기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맛있었다. 아무 맛도 나지 않는 것 같은 심심하고 짭조름한 제삿밥, 어릴 적 함께 했던 그때처럼 결혼을 하고 나서도 외가의 제사를 참여한다. 기억 속 일부분이 공유되고 있는 제삿밥.

사촌들, 볼 때마다 새로워지는 조카들, 나의 아이, 새로운 기억만큼 세월의 시간을 가지고 살아가는 부모님과 외삼촌, 외숙모.


2022년 마지막 날은 가족과 함께 과거로의 한 순간을 저장했다.

2023년 새해에는 검은 토끼가 평범하고 사랑스러운 일상을 선물해주길 바란다.

2022년 받은 감사함과 행복함을 지속하고 더 달릴 수 있기를 바라며 그림을 그렸다.

일상에 넘쳐나는 검은 봉다리처럼 평범과 행운이 함께하길 바라는 나의 마음을 그려보았다. 검은 봉다리를 닮은 토끼가 복을 몽땅 몰고 깡충깡충 뛰어들어오는 상상을 그렸다.

구례현상점에서 보내는 손그림 편짐


2023년 1월 1일, 평범하고 기쁨이 넘치는 복덩이 검은 토끼를 마음에 새겨 넣는다.



평범하고 별것 없었던 일상과 선물에 대한 생각들, 만들고 선물하는 것들을 글로 남기고 브런치에서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저의 글을 구독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글을 읽고 같이 공감해주는 분들 또한 감사합니다.

2022년 받은 많은 사랑, 2023년에는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Thank you.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