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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Apr 29. 2017

누구도 잡지 않는 그 손

나는 그 손을 잡고 간다.

그런 관계가 있다.

어느 누구도 희망찬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 그런 관계가 있다.


안 될 거라고,

끝이 뻔하다고.

더 이상 아름다운 결말을 기대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그런 절망스럽고 희뿌연 관계가 있기도 하다.  


혹자는

결말이 좋지 않을 바에,

어차피 헤어질 바에,

어차피 예견된 헤어짐으로 인해 마음 아파할 바에

그 관계를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겠노라고 이야기를 한다.


허나.

나는 그 강을 건너기를 선택한다.

남들이 보기에 무모해 보이기도, 무지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그저.

나중에 어떻게 될지언정.

지금 이 순간만을 바라보며

그렇게 한 단계씩 나아가는 것뿐이다.


그것밖에는 할 수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현재는

그 관계에서 무엇을 더 기대하고 희망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모두가 시작을 만류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해 보기는 하나보다.


우리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기를 바라는 그 작은 기대.




'상담자로서 살아가는 삶'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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