낑깡이라고 불리던 금귤 세계
어릴 적 돌상에 진달래, 냉이, 돼지풀들을 색색으로 차려 놓아 밥상을 차렸던 때가 있었어요. 그땐 자연물로 노는 소꿉놀이가 얼마나 재미있던지요. 해가 뉘엿뉘엿 산 고비를 넘고, 엄마가 밥 먹으라고 소리치면 차려놓은 돌상이 아까워 흩트리지도 못한 채 엉덩이에 묻은 흙을 퉁퉁 털어냅니다. 오후 내내 쪼그리고 앉아 놀았지만 아쉬운 듯 시선은 돌 상위 소꿉놀이를 떠나지 못했죠.
그땐 미처 몰랐답니다. 고사리 손으로 냉이를 으깨어 나물을 버무리고, 쑥으로 물을 들여 흙 떡을 만들고, 진달래로 꾸며 차린 흙밥상이 훗날 요리 강의를 하고, 푸드 컨설팅과 푸드 라이터로 이어질 줄 코흘리개 꼬마가 알리가 없었겠죠^^
작년 코로나 19로 일상이 정지되고 난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중 언젠가 계절 음식들을 하나씩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바쁜 강의 일정이 정체되면서 그 기회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만난 계절요리를 위해서 그동안 접해 보지 못했던 제철 농산물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하나씩 짬을 내 배우고 만들며 고급 요리로 탄생하는 과정들을 경험하고 있답니다.
3월을 행복하게 해 줄 요리는 금귤이에요.
작년 4월 김찬주 푸드코디네이터로부터 소개받아 금귤 정과를 알게 되었어요. 금귤 하면 쌉싸름한 맛이 입에 잔류되어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시고 쌉싸름한 맛에 단맛을 더하여 맛도 좋고 장기 보관도 가능한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금귤에 대해 알아볼까요?
중국 원산의 금귤 나무는 처음 관상용이었는데 현재는 식용 열매로 이용되고 있다. 선명한 노란색 혹은 주황빛을 띠는데 톡 쏘는 맛과 신맛이 나고 유기산이 많다.
껍질 채 먹는 것으로 소금물에 1~2분 흔들어 씻으면 된다.
영양으로는 베타카로틴이 레몬의 16배, 비타민 A가 레몬의 3배, 식이섬유는 귤의 4배, 엽산이 귤의 6배, 레몬의 3배, 칼륨은 귤과 레몬의 1.5배나 된다고 한다.
그 효능은 감기, 기침 예방, 고혈압 위험 낮추고, 빈혈 예방, 세포분열과 성장에 매우 중요한 DNA 복제 효소가 들어있다고 하니 임산부,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으며 뇌졸중 위험 감소, 빈혈에도 효과 있다.
과잉섭취는 배탈, 위 염증의 요소가 있으니 어떤 음식이든 좋다고 과잉은 주의하자.
<출처: 네이버 TV, 농식품 백과>
go작가는 어떤 요리를 만들어 보았을까요?
금귤청
금귤 젤리
금귤 정과
금귤 칩
한 가지씩 소개해 볼게요.
# 금귤청
깨끗이 씻은 금귤의 씨를 빼고 잘게 썰어줍니다. 여기에 설탕과 함께 섞어 금귤청을 만드는데요, 따뜻하게 마시면 감기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더운 여름 금귤 에이드로 먹을 때의 그 맛은 송골송골 맺힌 땀을 씻어줄뿐더러 금귤 향과 톡 쏘는 청량감이 더위로 지친 짜증스러움을 모두 날릴 수 있답니다.
금귤 청과 탄산수가 만나다.
# 금귤 젤리
하**젤리는 모든 아이들이 애용하고 있어서 젤리 하면 모두들 하**을 떠올릴 텐데요, 이제부턴 금귤 젤리를 떠올리게 될 거예요. 금귤에 구멍을 뚫어 시럽이 잘 스며들도록 하여 당침을 하는 조리법이에요.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만들어 놓으면 '손이 가요 손이 가' 금귤 젤리를 향하는 손을 멈출 수 없답니다. 달콤한 맛에 간식으로도 와인과 함께 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금귤 젤리를 먹어본 3살 꼬마도 이맛을 기억하고 엄마에게 달라고 한다니 그 쫀득한 맛이 가히 놀랍습니다. 세포분열과 성장에 매우 중요한 DNA 복제 효소가 금귤에 함유되어 있다니 영양, 맛, 건강까지 1석 3조네요.
# 금귤 정과
금귤 정과는 통통한 그대로를 살려 시럽에 당침을 합니다. 시럽에 금귤을 투하할 때의 불 조절이 관건이라 잠깐 한눈팔면 금귤이 터짐 현상으로 그대로의 모양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지요. 통통하게 당침된 금귤 정과는 주로 장식용으로 많이 사용한답니다.
금귤 구절판 / 푸드코디테이터 김찬주 # 금귤 칩
금귤 칩은 카나페 만들 때 이용하면 좋아요. 비스킷 또는 식빵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금귤 칩으로 장식을 합니다. 핑거푸드, 파티에 사이드 음식으로 아름다움을 더하죠. 간단하면서도 화려함을 줄 수 있어요. 금귤이 제철인 지금 많이 만들어 냉동 보관하면 1년 내내 활용할 수 있답니다. 금귤을 3~4조각 썰어 씨를 빼고 설탕을 섞은 후 식품건조기에 2일 정도 건조합니다. 조리법도 간단하지만 바삭, 쫀득한 것이 달지 않게 먹을 수 있어 좋아요.
금귤의 제철은 3~4월입니다. 4월에도 나오기는 하지만 원하는 만큼 싱싱한 생과는 3월이 좋더라고요. (덧: 4월도 괜찮습니다. 구입처 문의 해 보셔요)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이때쯤 나른하고 피곤할 때 금귤과 함께 비타민을 채울 수 있어요.
제철요리를 소개하다 보면 제일 뿌듯한 것은 농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브런치에서 그 위력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죠. 지난여름 '김치 없이 어떻게 살라고?' 김치에 대해 쓴 글은 Daum메인에 오르며 김치, 배추가 검색어에 많이 등장한 것을 보았고, '옥수수 가장 맛있게 삶는 법'을 소개할 때는 강원도 옥수수가 쇼핑 검색어에 진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레몬 말고 유자'의 글이 메인에 올라갔을 때도 유자가 쇼핑 검색어에 올라오더라고요.
음식이라는 것이 언제 어느 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과학과 식품유통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go작가는 가능한 제철요리를 가족에게 먹이고 싶습니다. 3월이면 만날 수 있는 싱싱한 금귤로 가족들의 건강을 챙겨보는 것 어떨까요? 코로나 19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4월에도 새로운 요리로 찾아올게요^^
고맙습니다.
요리&사진:요리하고 꿈꾸고 경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