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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emi Sep 17. 2020

- 데이터로 된 원화

데이터 원화

요즘은 웹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설마 이게? 할만한 작품들도 정말 많답니다.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일러스트레이션이 대부분 시각디자인 전공 안에 속해 있다 보니 웹 작업으로 그림을 그려오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친구들을 포함해서 웹 작업을 전문으로 하셨던 분 중에 그림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싶으신 분 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분들은 프로그램과 상관없이 처음 설정부터 잘해주셔야 하는데요. RGB를 CMYK로 변환해 주셔야 합니다. 두 개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해 드릴게요.

먼저 가산 혼합과 감산 혼합의 기본 원리를 말씀드리려고 해요. 가산 혼합은 加-더할 가-자를 쓰고 감산 혼합은 減-덜어낼 감-자를 사용합니다. 가산 혼합, RGB는 Red, Green, Blue의 약자예요 네? 가산 혼합은 섞을수록 밝아지는 혼합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섞을수록 밝아지는 것. 바로 빛의 혼합법입니다.

조명이 많을수록 밝아지는 것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아요. 이것은 컴퓨터의 웹 화면에 적용돼요. 밝을 화면을 오래 쬐면 눈이 아프죠. 밝은 빛= 많은 빛= RGB가 혼합된 빛 이랍니다.

반면 감산 혼합은 섞을수록 어두워지는 혼합이에요. CMYK는 Cyan, Magenta, Yellow, Black의 약자예요. 섞을수록 어두워지는 것. 바로 물감의 혼합입니다. 컬러 프린터기 사시면 잉크가 4색으로 나뉘는데 바로 그 색입니다. 학교 미술 시간에 많이 해 보셨을 거예요. 처음 한 두 가지 색을 섞으면 예쁜데 마구 섞다 보면 어느샌가 X색으로 변했었죠. 이것은 잉크의 혼합이에요. 이 둘은 기본적으로 보이는 방법이 달라요. 간단히 그림으로 보여 드릴게요.

가산 혼합은 모니터를 통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아요. 인쇄된 형태가 아니라 주로 전자기기를 통해 직접 빛을 투과하여 보입니다. 감산 혼합은 주변의 빛(태양광)이 물체에 반사되는 것을 우리가 보는 방식이고요.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흡수되어 반사되는 파장이 우리가 보는 색이 됩니다. 간단히 이런 원리로 모니터 같은 전자기기를 많이 보면 눈이 너무 아파요. 무슨 이야기 하면서 여기까지.... 아. 웹 작업하시는 분들 설정 이야기하면서 여기까지 이야기가 흘러 왔죠. 다시 정신을 가다 듬고.

우리가 작업하는 동안에는 웹을 통해 RGB로 작업을 하지만 그림책은 이북이 아닌 이상 인쇄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냐 하면 웹으로 작업하시는 게 절대 인쇄된 색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종이의 흰색과 모니터의 흰색이 같지 않아요. 빛을 쬐는 것과 종이에 반사된 것. 그림을 그리는 분이시라면 ‘형’만큼이나 ‘색’도 민감하신데요.

웹 작업과 인쇄의 갭을 줄이기 위해선 시험 인쇄를 꼭 해보시는 게 좋아요. 물론 집에서 쓰는 잉크젯 인쇄와 책을 인쇄할 때 주로 쓰는 옵셋 인쇄도 인쇄되는 방식이 같지 않아요. 그래서 종이에 작업하는 분도 책으로 인쇄됐을 때 어느 정도 색을 버리는(!) 것에 익숙해지셔야 합니다. 종이 그림도 마찬가지인가요? 그것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 물감 회사에 따라 세루리안 블루의 색이 미묘하게 다르답니다. 그건 회사의 안료와 배합 물질의 미묘한 차이 때문에 생기는 것인데요. 인쇄에 쓰는 안료 자체가 그림을 그릴 때 쓰는 고급 안료가 아니에요. 기본 안료가 다르니 인쇄본이 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러니 웹 작업은 근본적인 보기 방식 자체가 다르니 얼마나 갭이 크겠어요. 제 경험상 흰색이야 인쇄가 되지 않는 영역이니 어쩔 수 없고 옐로가 섞인 계열이 편차가 특히 심해요. 노랑이 연두로 인쇄되기도 할 정도랍니다. 그러니 웹으로 작업하시는 분들은 인쇄됐을 때 어떻게 나올지 테스트를 통해 감을 잡고 계시는 게 좋아요. 이 역시 몇 번 경험해 보면 금세 감 잡으실 수 있을 거예요. 또 300 dpi 정도는 설정하고 작업하셔야지 인쇄했을 때 그림이 깨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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