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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창숙 Jan 10. 2022

아침인가!

살아온 날의 단상

아침인가!


안개를 껴안고 온 것 같은 모습으로

아침은 우유빛 커텐을 내 창문에 길게 드리웠다.


아침이 온 것인가? 아니 저녁이  것일지도!

잠에서 일어나긴 했는데

머리속은 소독차가 내뿜는 소리와 하얀 연기로 가득 찬 것 같았다.


알람을 맞춰 놓은 시간에 나의 눈은 떠졌으나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뻣뻣한 노폐낙엽처럼 쌓여

 '바스락'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룻밤의 잠으로는 피곤을 덜어내기에 부족했나보다.

마치 겨울 눈밭을

따스한 물 한잔으로 녹이 듯,

입으로 '호~'불며 성애가 낀 창가를 녹이 듯,

투명한 잔에 따스한 물 한 잔으로

내 몸을 녹여 깨웠다.

그리고  다시 쇼파에 몸을 뉘었다.


꿈이었나?!


천둥,번개,벼락에 불타는 산과 집들!

태풍과 높은 파도의 일렁임과 어선들의 부딪침.

수많은 사람들의 아우성 소리!

.....

아침을 맞이하고 하루를 살아내기엔

내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다시 눈을 감았다.

 

어젯밤 꿈의 환상이 스쳐지나 가고

좀 전에 마신 물이

그새 짭조롬한 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살아있음에 감사한 눈물!

보고 느낄 수만 있어도,..

내가 누구인지 내 존재를 아는 것만으로도...


  2021년 12월 17일의 아침. 백신 3차, 3일 후

                        지인이 보내 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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