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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이석증

by 배추흰나비

일주일 전 아침에 일어났는데,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이불 위에 그대로 엎어져있었다. 남편의 발치였는데 몇 번을 일어나기를 시도했다가 간신히 일어났다. 처음 겪는 일에 어리둥절했지만 그리고 다시 일상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도 똑같은 일을 겪는다. 그냥 어지러워서?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었다. 괜히 서운해진 나는 남편에게 내가 이불 위에 쓰러져 허우적거릴 때 왜 일으켜주지 않았느냐, 왜 걱정하지 않았느냐 했더니 그냥 오늘따라 얘가 왜 이렇게 앵기나 했다는 것이다. 어지럼증은 가시지 않고 두통처럼 매 머리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았다. 운전을 하다가 쓰러지면 어떻게 하나, 수업을 하다가도 혹시 내가 쓰러져서 책상 모서리등에 찍히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병원 가기를 미루고 있었는데 자는 도중에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고 겁이 덜컥 나서 병원에 갔다.


이석증이란다. 그럴 줄 알았다. 전에 겪어 봤었다. 그런데 이번은 지난번보다 훨씬 증세가 심했는데, 의사는 전에는 오른쪽 귀의 옆의 돌이 빠졌다면 지금은 앞의 돌이 빠졌단다. 낫는데 조금 시간이 거릴 거라고 했다. 처방을 받고 돌이 제자리에 돌아가는 운동을 배우고 링거를 맞고 해도 좋아지지 않았다. 의사에게 자다가 어떻게 어지러울 수가 있지요? 하고 물었더니 자면서 돌아눕거나 하다가 어지러워서 토하기도 하며 응급실로 오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고 했다. 병원에 손님이 많은 걸 보니 그 말도 맞나보다.


주말 내내 누워 있었다. 오늘 아침에 남편 출근 시키고 나니 싱크대에 물때가 보였다. 이제 덜 아픈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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