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거워서 잠시 누워있었는데 잠이 들어 버렸네요. 눈이 떠진 시간은 2시 30분. 마침 잘 됐다 싶은 생각에 차를 준비하고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차분함이 있습니다. 뭔가 표현하기에는 부족하지만 포근한 투명 이불을 덮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주변의 고요함이 나 자신에게 온전히 빠져들 수 있도록 감싸주는 듯한 느낌입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8년 정도 된 것 같네요. 당시 직장을 그만두면서 방황하던 시기였는데 와이프의 권유로 읽기 시작한 책에 이렇게 빠질 줄은 몰랐습니다. 책 한 권 읽는데 한 달 정도 걸렸다면 믿으시겠어요? 그 정도로 글을 읽는 행위가 서툴렀고, 힘들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많은 것을 변화시킵니다. 일주일에 두세 권 읽을 정도로 저를 변화시켰으니까요.
주로 읽던 장르라고 해야 할까요? 그건 대부분 자기 계발서였습니다. 마인드에 관한 것, 또는 삶의 의미, 습관, 생각, 철학 등등. 온갖 주제에 관한 책을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알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삶에 어떤 정답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의문을 풀고 싶었던 거죠. 마치 꿀벌 같았습니다. 이 책 저책에 파묻혀서 꿀을 얻으려 쉴 새 없이 달려들었으니까요.
누군가에게 자랑하려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서 몇 권을 읽었는지 기록해 놓지는 않았지만 꽤 많은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요. 어느 시점에 닿았을 때 어렴풋이 알 수 있겠더군요. 이제 꿀을 얻기 위해 이 책 저책을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사실을 말이죠. 어떻게 알았느냐고요? 베스트셀러 작가든 아니든, 사회적 지위가 높든 낮든, 누구를 막론하고 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어떤 상황인지 '독서천재 홍대리 2'를 읽고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홍대리의 멘토인 지후가 홍대리에게 '생존 독서'에서 '성공 독서'로 넘어가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제가 딱 이런 상황이었던 것이죠. 이 책 저책을 보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정보는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막상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죠. 그래서 또 다른 책을 찾아 읽으며 새로운 비결이라도 있을까 싶어 기웃거렸습니다. 그렇게 지쳐갔던 것 같습니다.
이상적인 삶을 사는 방법은 사실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무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순서까지도 알고 있죠. 하지만 그렇게 이상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무얼까 생각해 보면 해답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을 실행하느냐 하지 않느냐. 어느 방향으로 자신의 스위치를 누르냐에 따라 삶의 방향도 변하는 것이죠.
원하는 대로 삶을 바꾸고 싶다면 실행하는 방향으로 마음의 스위치를 누르세요. 어렵죠. 어렵습니다. 하지만 삶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못하는 이유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하지 않아서 그런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제 곧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스스로를 바꾸는데 모든 시간을 투자해 보세요. 그것이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유일한 비결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