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뮨 Nov 04. 2019

기뮨의 성향이야기

성향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이 사진은 특별한 사진이 아닌 방금 찍은 그냥 흔한 인증샷이다. 그런데 나의 성향이 잘 보이는 사진인 것 같아서 오늘은 이 사진으로 나의 성향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사실 성향을 어떤 면에서 설명하는지에 따라 밤새서 설명할 수도 있으므로 한 글에 나의 모든 성향을 담는 것은 무리임을 미리 밝히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나는 정리된 것을 좋아하는 유형이다. 노홍철 정도의 결벽증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깔끔했으면 좋겠고, 미니멀 라이프를 동경하고 호텔이나 펜션처럼 단조로운 인테리어가 좋다. 유난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손을 닦으러 어딘가에 갔을 때 수전에 얼룩이 없고 반짝거리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 집에서도 수전의 얼룩, 거울의 얼룩, 바닥의 머리카락을 싫어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도 초스피드로 그때그때 닦으려고 노력하지만 나 혼자 사는 집은 아니므로 요즘은 그려려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즉흥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계획을 좋아하는 편이다. 데일리 리포트나 다이어리를 쓰는 것을 좋아하고, 계획 세우고, 회의하기를 좋아해서 예전에는 내가 회의를 하자고 하면 다들 도망가는 분위기였다. 회의란 짧지 않고, 아이디어를 짜자고 들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다들 머리 아프다고 도망가기 바빴지만 나는 무엇보다 회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중의 1명이었다. 목표가 없이 많은 인원을 이끌어 간다는 게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되는대로 살자 주의의 사람들이 많아서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내가 만약 회의를 좀 짧고 임팩트하게 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반성하는 요즘이다. 70%는 들으려고 하고 30%만 얘기하라고 하는데 아직도 뭔가 썰렁한 분위기, 침묵의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향이 있어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는데, 자중할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나는 뭔가를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 훈련이 되어서 꾸준히 기본이자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시작했으니 어디를 가든지 소재를 생각하고, 에피소드가 있으면 어떻게 글로 쓸지 고민하고, 짤방으로 영상을 보더라도 글로 연관 짓고 싶어 안달이 난 요즘이다. 그래서 내 곁에는 늘 그램이 있고, 그램으로 특별한 다른 것은 할 줄도 모르고, 할 능력도 안되지만 최대한 글을 쓰면서 놀려고 노력한다.



나는 뭔가를 하나 사면 오래 쓰는 유형이다. 사실 지금 시국에 uni 펜을 쓴다는 것을 밝히는 게 좀 그렇기는 하지만 저 펜을 쓴지는 아주 오래되었고, 시국이 이렇다고 쓰던 펜을 버릴 수는 없지는 않은가? 리필만 계속 바꾸면 되기 때문에 늘 지니고 다니는 펜이고, 세새시 상장 수여식 날 놓고 와서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아서 너무나도 기뻤던 귀중한 나의 단짝이다. 데일리 리포트는 거의 저 펜으로만 쓰는 것 같다.



펜뿐만 아니라 물건을 하나 사면 오래 쓰는 편이고, 쉽게 사고 쉽게 버리기보다는 신중하게 구입하고 오래 쓰는 편인 것 같다. 이것은 돈 씀씀이와 미니멀 라이프와도 연결되는데 쓰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것으로 내 주변을 채우고 싶지 않아서 되도록 심플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유형이다. 그런데 요즘은 살림을 할 시간이 없어서 사실 정리 상태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물론 오늘 아침에도 6시에 기상해서 헬스장을 갔다 오고 9시에 외출하기 전까지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를 돌리고, 빨래를 널고 나왔지만 뒤죽박죽인 서랍들과 살림의 손길을 기다리는 주방의 상태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그런데 책 읽고, 서평 쓰고, 글 쓰고, 공부하고, 운동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요즘은 어쩔 수 없이 그냥 그냥 넘기고 있다.



나는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는 유형이다. 스타벅스에 자주 가는데 테이블이 너무 가까워서 옆 사람들의 대화가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경우도 많기에 난 늘 음악을 듣는다. 갤럭시 버즈를 꽂고 책을 읽던지, 글을 쓰던지, 뭔가에 집중하는 나만의 시간이 너무 좋다.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귀도 예민하기 때문에 층간소음과 발 망치 소리에 예민해서 아파트를 구할 때도 탑층으로 이사 왔다. 여름에 조금 덥고, 겨울에 춥더라도 조용한 탑층이 나에겐 딱 좋다.



마지막으로 나는 절약의 여왕이다. 오늘도 12개의 별을 모아서 무료 음료를 득템 했다. 각종 쿠폰 적용, 할인, 이벤트, 저축 등에 아주 관심이 많고 가치가 없는 곳에 돈을 쓰는 것을 싫어한다. 남편의 차도 일시불로 살 정도로 할부와 빚을 싫어해서 무이자여도 3개월 할부는 하지 않는다. 무엇을 사고 싶다면 모아서 사는 게 나의 성향이고, 기본적으로 저축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다.



종합적으로 말해서 나는 아주 목표지향적이다. 내가 세운 목표가 있다면 내 눈에는 그것만 보이는 타입이라서 경주마라고 할 수 있고, 성취욕구가 높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강점은 추진력이 강하고, 고난에도 강하고, 몰입의 힘으로 밀어나가는 힘이 강한 반면에 약점은 옆에 있는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하는 일이 간혹 있다. 일 중심이라서 사소한 관계에 일희일비하기를 싫어하고, 행여라도 목표를 방해하면 나도 모르게 화를 내기도 한다. 일을 잘해서 상사들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부하직원들은 좀 꺼려할 수도 있는 스타일이다.





비교적 나에 대해서 쉽게 이렇게 글로 쓸 수 있는 것은 디퍼런스 덕분이다. 그전에는 나도 나를 잘 몰랐고, 오해하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디퍼런스를 공부한 이후에는 조금 더 세밀하게 나와 옆에 있는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어서 참 좋다. 확실히 메타인지가 생겼는지 스스로가 헷갈리지가 않는다. 물론 계속해서 새롭게 알아가는 면도 있지만 말이다. 예전에 나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을 때는 관계의 어려움이 오거나, 일이 잘 되지 않으면 낙망하곤 했다. 그러나 어떤 것에서 리스크가 있을지 예감이 되는 지금은 이전보다 많이 조심하려고 노력 중이고, 객관적으로 무엇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스스로가 진단을 할 수 있으니 한없이 스올에 빠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성향에는 맞고 틀리고가 없다. 우리는 각자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똑같지 않은 사람들이 똑같기를 추구한다면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성향을 억지로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걸려 넘어지는지, 어떤 부분에서 자꾸만 문제가 생기는지만 체크하면 된다. 자신의 성격이나 성향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도 볼 수 있고 얘기할 수 있게 된다면 조금 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이해도도 당연히 상승하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느냐? 전혀 아니다. 나도 말 못 할 고통이 아주 많은 연약한 존재일 뿐이다. 다만 예전보다는 덜 부딪히고, 덜 맘고생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공부하고, 책을 읽는 것이다. 완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성숙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노력하고 공부하고 인내해야 하는 그런 존재들이니 말이다.

이번 주의 글들을 통해 나도 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는 문장들도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내가 나를 정리하고, 표현할지 기대가 된다.




#30일 글쓰기 4 day 나는 어떤 유형입니까? 

1day https://brunch.co.kr/@nager128/135 
2day https://brunch.co.kr/@nager128/137 
3day https://brunch.co.kr/@nager128/139





구독은 저로 하여금 계속 글을 쓰게 만들어줍니다^^

구독과 라이킷, 공유와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 <



2day https://brunch.co.kr/@nager128/137


매거진의 이전글 손을 잡아주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