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만든 것인가?
큰 병원 근처에 살 때는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곤 했다.
어느 순간 소리가 끊기고 사위가 조용해지면 곧 오래된 냉장고 돌아가는 소음에 밤이 시끄러워졌다.
그래도 유난히 크고 다급한 날에는 삶에서 외면하고 싶은 문제들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작은 방 창문으로 계속 흘러 들어오는 까만 밤은 그 날카로운 소리처럼 근거 없는 두려움을 심어 주었다.
커튼을 치면 작은 방 침대에 갇히는 기분이 들고, 커튼을 열면 검은 밤에 홀로 놓이는 기분이 들었다.
잠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내가 두려운 것이 매일 듣는 사이렌 소리인지, 평생 겪어온 이 어둠인지,
아니면 불면의 밤에 피어나는 상념인지.
그렇게 아무 생각이나 지껄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잠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