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효정 Apr 21. 2024

작고 어여쁜 꽃을 본다

우리동네 꽃찾기

작고 어여쁜 꽃을 본다

                                                                               남효정


사람도 자연의 생명도

이름 없이 살다 이름없이 가는

이가 더 많다


동네를 어슬렁 거리며

콘크리크 사이의 무명씨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제야 안다

무명씨도 온힘을 다해 살아낸다는 걸


나이든 부부가

작은 꽃을 들여다 본다


'우와!' 함께 탄성 소리

이 꽃 좀 봐봐 진짜 귀여워

언제 이렇게 어여쁘게 피었지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우리 나이들었나봐 하고 웃는다


수많은 날들 이길을 걸어도 보이지 않던

이제 겨우 발견한

이 작고 작은 꽃들

바람에 흔들리는 꽃송이들을

그들은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서 들여다본다


이름이 없어도

꽃은 그 안에

온 우주를 품고 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