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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정 Apr 21. 2024

작고 어여쁜 꽃을 본다

우리동네 꽃찾기

작고 어여쁜 꽃을 본다

                                                                               남효정


사람도 자연의 생명도

이름 없이 살다 이름없이 가는

이가 더 많다


동네를 어슬렁 거리며

콘크리크 사이의 무명씨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제야 안다

무명씨도 온힘을 다해 살아낸다는 걸


나이든 부부가

작은 꽃을 들여다 본다


'우와!' 함께 탄성 소리

이 꽃 좀 봐봐 진짜 귀여워

언제 이렇게 어여쁘게 피었지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우리 나이들었나봐 하고 웃는다


수많은 날들 이길을 걸어도 보이지 않던

이제 겨우 발견한

이 작고 작은 꽃들

바람에 흔들리는 꽃송이들을

그들은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서 들여다본다


이름이 없어도

꽃은 그 안에

온 우주를 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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