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꽃찾기
작고 어여쁜 꽃을 본다
남효정
사람도 자연의 생명도
이름 없이 살다 이름없이 가는
이가 더 많다
동네를 어슬렁 거리며
콘크리크 사이의 무명씨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제야 안다
무명씨도 온힘을 다해 살아낸다는 걸
나이든 부부가
작은 꽃을 들여다 본다
'우와!' 함께 탄성 소리
이 꽃 좀 봐봐 진짜 귀여워
언제 이렇게 어여쁘게 피었지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우리 나이들었나봐 하고 웃는다
수많은 날들 이길을 걸어도 보이지 않던
이제 겨우 발견한
이 작고 작은 꽃들
바람에 흔들리는 꽃송이들을
그들은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서 들여다본다
이름이 없어도
꽃은 그 안에
온 우주를 품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