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봄 놀이터에서 쓴 시
산수유가 피어나는 봄
남효정
언 땅이 녹기시작하고
찬바람이 잠시 멈춘 틈을 타서
산수유 노오란 꽃이
팝콘처럼 피어나던 날
나뭇가지 사이로 작은 새들이 날고
세 마리 길고양이 볕 좋은 곳에 앉아
까무룩까무룩
잠 속으로 빠져드는데
아이들은 신이 난다 놀이터에서
모래를 파고 물을 떠 나르는 소리
그네를 타는 소리
미끄럼에 거꾸로 오르며
도둑경찰 놀이 하는 소리
산수유나무는 귀를 기울여
아이들 소리를 듣는다
한 아이가 타잔 줄을 타고
와~하고 소리치며 이동하다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는다
이를 본 산수유 꽃봉오리가
꼭 다문 입 참지 못하고
우하하하 웃으며
한꺼번에 피어난다.
올해도 놀이터 주변엔
유난히 산수유가 샛 노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