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해보겠다고 새벽 다섯 시에 가방 챙겨 강동 도서관에 줄을 서서 아침 6시에 열람실에 입장했는데
자리에 앉으려고 가방을 열자 튀어나온 야채크래커 ( 반 먹고 테이프 갈무리 했던)가 테이프가 풀어진 채로 떨어지길래 하나를 자연스럽게 입에 넣었는데 관리하시는 분이 "나가세요"라 해서 새벽에 줄 서고 입장하고 10분도 안돼서 나왔다. 새벽 어둑어둑한 골목길 어디선가 진한 멸치국물 냄새가 났었는데 야채크래커로는 안 채워진 나에게 무척 유혹적이었다.
가을엔 커피 커피 하지만 가쓰오 부시 넣은 달큼한 국물 냄새도 매력적이다.
오늘 이른 아침 브런치에 가락국수를 써야겠다 생각해서 눈뜨자마자 육수를 얹었다.
육수 : 멸치 한 움큼, 대파 두 줄기, 다시마, 우엉. 무
원하시는 재료 쓸 수 있는 재료 하시면 됩니다. 굳이 똑같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재료들을 베주머니에 넣어 주세요. 무랑 다시마만 있어도 좋답니다.
무를 제외한 재료를 다 베주머니에 넣고 일단 끓여야죠.
이리 준비해 놓고 중불에 올리셨다가 약불에서 1시간 정도 끓여 주세요.
육수 내는 동안 저는 겨울옷 정리를 했답니다.
한참 겨울옷 정리를 하다 일시 멈춤.
저는 작년 가을, 겨울 그리고 올해 봄, 여름 불면증이었습니다.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잠들지 못했으며 설핏한 잠에도 꿈을 늘 꾸었기 때문에 힘들었었습니다.
그런데 불면증인 제가 잠옷이 20벌이 넘게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 내가 자고 싶었구나 힘들었구나 잘 버텼네' 란 맘이 들면서 울컥슬펐답니다.
그저께 손님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 카페 사장님들이 공황장애에 많이 걸리신데요'란 이야기를 했었는데
저녁 잠자리에 누워 공황장애의 증상을 살펴보니 작년에 제가 겪었더라고요.
"왔다 갔구나 아니면 왔다가 잠깐 쉬나"
작년 초가을 에어컨이 방방 돌아가는 가게에서 브런치 지원 글을 쓴다고 앉아서 이마에서 키보드로 뚝뚝 떨어지던 땀이 생각났었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빠서 가만히 앉아서 차분히 울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