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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모 Nov 22. 2024

13月

짜이 멍 리



당신에게서 복숭아 냄새가 났다

수척하고 깊은 절망의 냄새도 났다

덧나고 가려웠던 생의 흔적들

상처의 통점까지 같다는 걸 알았을 때

수상한 징후가 여기저기서 보였다

어느 날 사랑이 나를 부추긴 것이다

붉은 잇몸 부끄러워 더운 숨을 참고

서툰 손길에도 잘게 떨어 움찔거리던 밤

쌀 한 톨만큼이나 안타까운 당신

물색없는 계절이 강물처럼 흘러

마침내 찰기도 결속도 마르던 13月

서리 내린 손을 앙상하게 쓸어

내내 읊조릴 하나의 침묵이 있다

허공에 흩어지는 난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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