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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산 May 20. 2021

2021 밀리의서재X브런치공모전 분석 및 후기 #2

재미로 보는 브런치 공모전 분석

▶ '2021 밀리의서재X브런치공모전 분석 및 후기 #1'에서 이어집니다.


세상을 설명하는 어떤 진리의 법칙이 있을까.


그렇다면 혹시 브런치 공모전의 당선 공식도 있지 않을까. 모든 것이 결국 무작위인 것 같은 현실이지만 그 와중에 뭔가 숨겨진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찾는 것이 바로 분석의 묘미이다. 이에 '브런치북' 공모전을 좀 더 분석해보았다.

지난 글의 분석을 보충하며


이번 브런치북 공모전 분석을 하며 나름 재미가 있었던 나는 내친김에 지난 브런치북 공모전들도 분석을 해보기로 하였다. '브런치북' 공모전은 이전에 총 8회가 있었는데 최근의 밀리X브런치 공모전은 타사와 협업을 해서 그런지 구분이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면 응모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주소가 다음과 같다.


제1~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는

https://brunch.co.kr/brunchbookproject/entry/1~8인데

밀리X브런치, 브런치북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는

https://brunch.co.kr/brunchbookXproject/entry/1이다.


그래서 밀리X브런치 공모전을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라고 부를 수는 없어 보인다. 마치 본가와 분가 같은 느낌일까?


2021년 6월 중순 경 '윌라X브런치, 브런치북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아마 'brunchbookXproject'로 분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나에게는 당선이 되면 좋겠다는 점에 있어선 다 똑같은 브런치북 공모전이므로 제1~8회 공모전과 같이 분석해보기로 했다. 현재의 미니 전자책 형태의 브런치북 형식이 나온 건 비교적 최근으로 보인다 (2019년 8월 21일 오픈 공지). 그전의 공모전들은 '브런치 매거진' 형태로 응모를 받았던 것 같은데 제1~6회 공모전들이 그랬다. 제7회 공모전부터는 지금의 브런치북 형식으로 응모를 받았다. 이전에도 동일 작가가 여러 개의 작품들을 응모 가능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분석에 손이 많이 가서 간략히 응모작품 수와 당시 당선작 수로 당선 확률을 구하여 대략적인 경쟁률 추이를 살펴보았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제6회 공모전 때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


브런치가 '역대 가장 많은 글들이 응모되었다'라고 공식 자평했던 제6회 공모전. 역시 이때부터 경쟁률 떡상의 기운이 느껴진다. 파악된 응모작품 수는 왜인지 모르겠으나 브런치 공식 발표와 차이가 꽤 있게 적으므로 (브런치는 제7회 공모전 때 2500여 편의 작품들이 응모되었다고 했다), 당시 실제 경쟁률은 분석보다 좀 더 치열했다고 봐야 하겠다. 이러한 차이에 대한 나의 가설로는 분석을 나중에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면 제7회 공모전 당시 2500여 편의 작품들이 청(靑) 무밭인가 싶어 응모했다가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은 800여 편의 작품들이 지쳐 자진 삭제했기 때문에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742편뿐인 것이 아닐까. 브런치북 공모전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이에 대한 또 다른 근거는 제1~6회 매거진 양식의 브러치북 공모전 응모현황인데, 당시에는 분명 꽉 차 있었을 텐데 지금 가서 보면 껍데기만 남은 '0개의 글' 매거진들이 굉장히 많다. 탈락한 작가들 중엔 글을 삭제한 분들이 많았다.


'분명 여기 있었는데...'


있는지도 몰랐고 이제는 어디로 가버렸는지도 모르게 사라져 버린 '지망생'들의 숫자는 여느 미스터리 스릴러보다도 더 서늘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재미로 보는 브런치 공모전 분석


그동안 내 글을 통계 분석해주는 브런치에 감사하며 까짓 거 이번엔 나도 브런치 공모전을 분석해주기로 했다. 브런치 공모전의 당선의 공식은 과연 있을까?


우선 '잘 팔릴만한' 글을 써야 하는 건 당연하겠고, 그게 뭔지에 대해서는 이미 글맛 작가님께서 좋은 글을 써 주셨다.


브런치북 대상 타려면 브런치 메인 가지 말라는 글이 메인에 걸리다니


나는 글 외적인 측면에서 분석해보았다. 통계적 유의성을 따지기엔 샘플 크기가 작으므로 그냥 재미로 보는 것이다.


가설#1 내용이 많은 작품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까?


브런치북은 분량의 제한이 있다. 최소 10화의 글이 있어야 하는 건 그 정도는 되어야 '전자책'으로서 최소한의 충족을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겠는데, 상한선도 있다. 브런치북의 권장량은 20화 분량의 글과 60분 이내의 총 읽는 시간이다. 좀 적은 것 아닌가? 직접 실험해보진 않았으나 다른 작가들의 불만을 보면  이상으로 많이 쓰려고 해도 30화 이상 못 쓰도록 제한이 걸려 있는 듯하다. 이로 인해 브런치북을 1권, 2권 식으로 분리하여 발간하는 작가분도 있다. 브런치북을 만들 땐 브런치의 권장이 괜히 신경이 쓰이는데... 그걸 지켜주는 게 좋을까? 독자들이 읽는 예상 시간 (=분량)을 계산해주는 지금의 브런치북으로 공모한 제7,8회 공모전 결과를 가지고 분석해보았다. 7회에도 지원하고 8회에도 재도전해서 겹치는 작품도 있지만 같이 분석하였다.


t-test... 이쯤 되면 나도 지금 뭐 하고 있는 건가 싶어 진다.


통계 분석 결과 당선 작품과 '브런치 꿈나무(...)'는 전체 글 개수는 평균 17~18 개로 차이가 없었지만 전체 시간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브런치 꿈나무들의 평균 분량은 57분가량으로 브런치가 권장하는 60분 이내로 준수(?) 해 주었다. 그에 반해 당선 작품들의 평균 분량은 91분가량이다. 60분 이내 지켰는데 너무하네... 카카오 브런치.


물론 두 집단의 표준오차를 볼 때 정규분포가 상당히 겹치는 편이라 비록 유의하긴 해도 아주 현격한 차이는 아니라고 볼 수 있겠다. 즉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는 분석이라는 것.


한편 분량 차이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브런치북 공모전은 시나 일러스트, 웹툰 (도전만화보단 브런치가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거긴 진짜 헬게이트이니깐.) 작가님들에게는 다소 불리한 것 같다. 물론 엄청 잘하는 사람한테는 아무 상관없는 거지만 그건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 브런치북의 예상 시간은 글자 수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상기 장르들은 글자 수가 안 나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짧은 예상 시간으로 계산된다. 물론 브런치가 "자~ 바쁘니깐 몇 분짜리 미만은 거르고 시작합시다^^"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기 장르들이 잘 안 뽑히기 때문에 '브런치 꿈나무' 그룹에 포함되어 평균을 내면 예상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지게 된다고도 볼 수 있겠다. 물론 상기 장르들이 전혀 안 뽑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이숳 작가님의 《동생이 생기는 기분》 같은 사례도 있고. 또한 일러스트계는 브런치에서 별도의 공모전으로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제13회 공유저작물창작공모전 1차는 과연 어느 작가분이 될까?


둘째, 정규(제1~8회) 공모전에서 추구하는 바와 브런치북 권장량이 추구하는 바가 약간 다른 것 같다. 우선 브런치북의 권장 분량은 전자책의 형식치곤 짧은 편이다. 직원이 아니니 그 이유는 모르겠으나 브런치북은 모바일로 보는 것을 상정한 '스낵 글 모음집'을 목표로 했을지도 모른다. 요즘 사람들은 글이 너무 길면 그냥 스크롤을 내리고 떠나버리니까. 그런데 이러한 세태를 한탄하고(?)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브런치 아니었나? 그래서 약간 애매한 상황인 것 같다. 어떤 사람들한텐 너무 길어서 안 읽히고, 또 다른 사람들한텐 너무 가벼운 글만 있다고 안 읽히는. 한편 공모전은 목적이 확실히 출판이므로 어느 정도는 기본적인 분량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물론 내용이 더 중요할 것이다.


가설#2 라이킷을 많이 받으면 당선 확률이 높을까?


나는 사실 이 부분이 너무 궁금했다. 라이킷을 많이 받았다면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출판사 입장에선 잘 팔릴 가능성의 보조 지표로 참고할 수 있지 않을까? 브런치 뉴비 작가는 다들 거쳐간다는 '숫자 집착 시기'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제 와서 지난 브런치 공모전을 분석하면 라이킷은 의미가 없는 정보가 된다. 왜냐면 공모전에 당선되면 그 브런치북은 라이킷이 폭증하기 때문. 마치 성지순례와도 같은 라이킷 행렬로 응모 당시의 라이킷 수는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제8회 브런치북 공모전만큼은 다행히  작가님께서 마감전에 분석해놓은 자료가 있었고, 감사하게도 이를 공개해주셔서 당시의 상황을 볼 수 있다. 공모전 당선작들의 라이킷이 공모전 당시엔 어땠고, 당선 이후엔 어떻게 되었는지 보자.



'?'로 표시된 작품은 바 작가님이 분석 당시 아직 브런치북에 응모가 되어 있지 않은 작품들로, 예를 들면 호호동호 작가님의 《돼지를 부탁해》 작품은 뒤에서 82 번째로 등록된 거의 마감일에 임박해서 등록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바 작가님은 11월 1일 오후 4시 23분 기준으로 데이터를 집계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표시 네 작품은 마감 당일 오후 4시 23분 이후로 접수된 작품들이라는 것. 그렇다면 아마 여느 신생 브런치북처럼 라이킷 수도 대개 0에서 한 자리 숫자 정도였을 것이다. 보면 특히 한중섭 작가님의 디지털 빅브라더 같은 작품은 라이킷이 1이었다. 1이면 친구한테 부탁해서 하나 해달라고 해도 나올 수 있는 숫자. 따라서 라이킷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겠구나 하고 안심(?) 해도 될 것 같다. 혹시 브런치가 "'라이킷 0'은 일단 거르고 시작하죠^^"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 정도면 브런치북 공모전은 어느 정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분석은 많이 한 것 같다. 카카오 브런치에서 커피라도 한 잔 사주면 좋겠다. 가장 좋은 건 공모전 당선이고. 와 이 글 쓰는 동안 결과 발표가 벌써 2주도 안 남았다!


마무리는 이번에 예고된 윌라X브런치,브런치북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윌라는 오디오북이다. 그걸로 이미 일러스트, 웹툰 계열 브런치북은 상당히 불리해 보인다. 윌라는 전문 성우(=돈)를 쓰는 오디오북이므로 브런치북의 장르가 소설이라면 가급적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지 않은 편이 좋을 것 같다. 성우에게 1인극을 시키거나, 여러 성우들(=돈x돈x돈)로 라디오 드라마 녹음할 거 아니라면. 윌라를 보니 기존 소설로도 잘 하긴 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 시는 잘 쓰면 분위기 있는 성우의 목소리와 좋은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잘 써야 하고 잘 팔릴만해야 할 텐데... 나는 시는 너무 어려워서 잘 모르겠다. 어쩌면 돌고 돌아서 결국은 에세이나 개발서 계열이 잘 뽑힐 수도 있겠다. 나는 성우의 좋은 목소리로 개발서 계열 책을 읽는 건 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려서 생각을 바꿨다.


결국 내용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 다양하게 생각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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