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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경 Sep 30. 2022

10km를 뛰었다

발목까지만 물이 찬 느낌..

일주일 만에 러닝 재개

전날부터 위염 증상에 업무 스트레스에.. 오늘은 뛸 컨디션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이 아니라도 어차피 뛰어야 될 것이라 생각하니, 그래 다 핑계다. 그냥 뛰자. 하는 마음으로 퇴근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회사 티셔츠를 입고

오늘은 운동복 말고 다른 티셔츠를 입고 싶었는데 그래서 집어 든 게 이 회사 옷이라니. 마침 퇴근 후 환복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대표님과 마주친 것이다..? 대표님도 러너이신데 마주치자마자 오늘 회사 티셔츠 입고 뛰어요! 하고 생색까지 내버려서인지 오늘은 정말 잘 뛸 수.. 아니 뛰어야만 한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운동화. 호카 마하 5

게다가 얼마 전 플릿 러너(발 분석해서 내 발에 맞는 운동화 골라주는 판매점)에서 운동화도 새로 맞췄는데, 오늘이 첫 개시였다.(이 운동화 후기는 다음에..) 새로운 운동화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장거리를 뛸 생각을 하니 이것도 조금은 불안요소로 작용하긴 했다. 뭐 이러면서 적응하는 거겠지. 뛰기 전에 왜 이렇게 못 뛸 것을 대비한 합리화의 이유가 덕지덕지 붙는지.. 나약하다.


시작!

오늘은 스트레칭도 충분히 하고, 아주 짧게 인터벌로 숨도 올려놓았다. “러닝을 시작합니다” 나이키 앱을 켜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뭔가 안정적인 호흡과 리듬으로 3km, 5km를 달려 나갔다. 5km까지 가보니 또 다른 풍경이 보여 새로운 느낌도 잠시.. 반환점을 돌아 다시 돌아가는데 이제부터 진짜 힘들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반환점 5km

반환점까지 가서 돌아올 땐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다. 뛴 만큼 어차피 다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6km, 7km를 지나 8km가 되니 점점 정신이 아득해졌다. 8km가 나의 최장 기록이었는데, 그 이상으로 2km을 더 뛰니 그때부턴 또 새로운 도전인 셈. 호흡도 흐트러지고 이때부터 발에만 중력이 3배 적용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7km를 지나고

러닝을 하지 않는 날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데 마지막 세트를 할 때가 되면 자극받은 근육에 고통이 축적되어서 통증이 심해진다. 이럴 때 나는 눈을 감아버린다. 눈을 감으면 오로지 동작에 집중이 되면서 통증이 잠시 잊힌달까..? 그런데 이 습관이 달리기를 할 때도 나타나는데 뛰다가 너무 힘들어지니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렸다.


눈 떠!

같이 가이드해주시는 스승님이 앞을 보라고 소리치셨다. 아 맞다 나 뛰고 있지. 아는데도 정신이 잘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발목 아래부터가 너무 무거워졌다. 마치 발목까지만 물이 차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머릿속으로는 너무 멈추고 싶고 호흡도 제멋대로에 속도는 확연히 느려졌다. 스승님께서 남은 킬로수를 얘기해주시는데 1km 남았을 때쯤, 여기서 멈추면 너무 아까울 것 같은 생각만이 머릿속에 차올랐다.


500m, 200m.. 10km! 완료!

하.. 내가 10km를 뛰다니! 이런 생각보다 아.. 힘들어! 죽겠다! 하고 숨 고르고 멈춰 서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앞서 먼저 간 동료는 이제 막 신발끈을 풀었다 다시 동여매고 있었다. 그래도 배운 게 있다고 바로 눕지는 않고 다리를 스트레칭해주었다. 그러면서 아 기록! 하고 번뜩 생각이나 나의 기록을 확인하는 순간 그 성취감이란..



마침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 나 10km 뛰었다~!”




10월 10km 달리기 대회 준비는 계속된다..

수요일에 10km 달리고 지금은 무릎도 조금 아프고 고관절도 아프지만, 내일 아침에 뛸 예정이다..!!



https://youtu.be/VAwwnJgwM0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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