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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May 04. 2022

상원사 가는 길

2012년 봄 홍여사에게 쓴 글

상원사 가는 길


당신이 좋아하는 그 길에는

오 월의 푸르름이 가득하고

저만치 걸어가는 당신의 걸음걸음이

또박또박 아스팔트 위에 흔적을 남기고 있소


어느덧

또 몇 개의 계절이 지나고

또 다른 오 월의 녹음을 맞았지만

당신의 건강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고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무능함에

가슴속 깊은 곳엔 시리도록 아픔만 가득하오

올 해는 꼭 낫겠다는 당신의 다짐이

메아리쳐 가슴속에 사무치오


사랑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오래도록 아주 오래도록

당신을 사랑합니다.


(2011년 봄 마지막 기대를 걸고 좋은 공기 찾아 내려온 곳

그곳에서 당신과 늘 함께하던 상원사 가는 길

쉬엄쉬엄 걷다가 중턱에 이르러 길 섶 물가에서 쉬던 그 순간들

저만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가슴이 시려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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