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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May 04. 2022

천 년을 건너온 은행나무처럼

2012년 여름 홍 여사와 용문산 은행나무 옆에서

천 년을 건너온 은행나무처럼


오래전 당신에게 약속했던 그 말

살아가면서 신혼이라고

모든 기억은 빛바래 가지만

더욱더 선명해지는 그 말

힘든 세월을 묵묵히 지켜내고

오늘도 의연함을 잃지 않은 저 은행나무처럼

당신이 내 곁에 오래도록 머무는 것만 해도

나에겐 커다란 축복입니다.


당신의 손을 통해 전해지는 따스함이

당신의 존재함을 느끼게 하고

오랜 고통의 늪을 빠져나와

조금씩 돌아오는 당신의 미소

그건 아마도 희망이라는 것이겠지요

무언가에 골똘한 당신의 모습을

천년을 지켜온 저 은행나무는

그런 당신의 모습을 기억할 거예요

그가 묵묵히 지켜본 그 모습처럼

나 또한 그런 당신의 모습으로 기억할 겁니다


세상에 참 좋은 사람이 한 사람 있었는데

어떠한 고통도, 당신의 그 어떠한  모습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되고

의연함을 잃지 않는 저 고목처럼

언제나 내 마음속 제일 깊은 곳에

당신의 자리를 마련해 두려고 합니다.

살아가면서 신혼이라고 하던

해묵은 당신에게로의 약속은

천년을 변치 않는 저 은행나무처럼

그렇게 당신의 자리를 마련해 두려고 합니다.


-용문산 천년 고목 옆에서-


( 2012년 비 개인 여름날 처음으로 용문산 은행나무까지

쉬지 않고 올라가는 홍 여사가 대견해서 은행나무 옆에 있던

벤치에 앉아있는 홍여사의 모습을 보고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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