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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May 07. 2022

이른 아침 당신을 위한 무지개

홍여사를 위해 집수리를 하던 어느 날 아침 하늘엔 무지개가 걸리고..

이른 아침 당신을 위한 무지개


홍 여사를 위해 어떻게 집을 고쳐 줄까 하며

온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다 보니

어느덧 어둠이 걷히고 동이 터온다

마당에 나서니

밤사이 하늘엔 무지개가

앞산에서 뒷산으로 다리를 놓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에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난다

꿈을 꾸듯

온몸엔 피곤함이 스믈 되고

눈 꺼플은 천근인지 만근인지 알 수 없는데

마음은 무지개를 잡고

마냥 부풀어 올라

홍 여사! 홍 여사! 를 연신 외쳐댄다.


아주 오래전

우리의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가던

시간의 조각들

희망을 잊고 산지도 오래면서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외면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괜찮아를 주문처럼 외우며 지나온 시간들

이 새벽에

앞산과 뒷산을 이어놓은 무지개를 타고

쏟아져 내린 한 움큼의 기억의 조각들

그 하나하나엔 소중한 추억들이 묻어난다

그리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희망이라는 한 조각을 골라냈다

홍여사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라는 한 조각을 골라냈다.


(이른 새벽 문을 나서며 눈앞에 펼쳐진 무지개 세상

이산 저산을 이어 놓은 커다란 아치를 보며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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