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장맛비 내리던 날 풍수원 성당에서 기도하는 홍 여사
풍수원 성당에서
주님
당신을 향한 알 수 없는 그리움에 또 이 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기나긴 터널을 지나쳐오며
행여 조금의 원망이라도
또 행여 조금의 서운함이라도 있었다면
모두를 툴툴 털어내고
오롯이 당신을 향한 그리움 만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밖엔 세찬 장맛비가 대지를 쓸어내고 있지만
주님 숨결 머무는 그곳에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언저리에
언젠가부터 희망이라는 설레움이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곤 이 고통의 순간들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지나간 기나긴 그 시간의 조각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그 끝인지도 알 수 없던 그 조각들을
이제 당신의 무한한 사랑으로 그 퍼즐을 맞추어 내려합니다
고통은 고통으로 지워내고
즐거움은 즐거움으로 맞추어 내려합니다.
먼 훗날
이 자리에서의 그 절절함을 기억하신다면
당신을 향한 그리움은
어제처럼 오늘도
오늘처럼 내일도
당신 앞에설 그날까지 영원함을 잃지 않았구나 할 것입니다
주님
주님이 그곳에 계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이 그곳에 계셔 이 고통을 덜어 낼 수 있었습니다
지루한 장마 끝에 찬란한 햇살처럼
이젠 희망이라는 설레움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리움이 듬뿍 묻어있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풍수원 성당에서-
(2012년 여름 장맛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오대산 월정사를 다녀오다 들른 풍수원성당
천정을 받치고 있는 기둥에 간신히 몸을 의지하고 기도하는 홍여사 그 모습이 안쓰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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