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떨어지는 비를 보며 커피 향에 취해본다
달무리가 보이더니 비가 오네
하루 종일 추적추적 비가 온다
해야 할 일도 많은데
그 끝은 보이지 않고
온지사방으로 빗방울을 튕겨낸다
저만치 옮겨간 단풍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멋을 냈다
하릴없이 하루해는 저무는데
문득 차 한 잔이 생각난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커다란 머그잔에
찰랑찰랑 커피 한 잔을 내린다
습관처럼...
커피 향이 퍼지고
깊은숨을 들이마신다
비 냄새가 커피 향에 섞여 느껴진다
싸늘한 공기에 몸을 움츠리고
따뜻한 커피잔에
온몸을 녹여본다
스치듯 지나쳐가는 하루
그 소중함을 망각한 채
무심히 떨어지는 빗방울에 눈이 간다
저 비는 언제 그치려나
비 그치면 추워진다는데
아직도 갈길이 멀다
이 비를 맞으려고
저 달은
저렇듯 희뿌연 달무리를 지어 내었나 보다.
2012년 10월 27일
요즘 일기예보가 정말 잘 맞는다
가끔은 틀릴 법도 한데
비가 온다더니 정말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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