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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May 23. 2022

달무리가 보이더니 비가 오네

무심히 떨어지는 비를 보며 커피 향에 취해본다

달무리가 보이더니 비가 오네


하루 종일 추적추적 비가 온다

해야 할 일도 많은데

그 끝은 보이지 않고

온지사방으로 빗방울을 튕겨낸다

저만치 옮겨간 단풍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멋을 냈다


하릴없이 하루해는 저무는데

문득 차 한 잔이 생각난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커다란 머그잔에

찰랑찰랑 커피 한 잔을 내린다

습관처럼...


커피 향이 퍼지고

깊은숨을 들이마신다

비 냄새가 커피 향에 섞여 느껴진다

싸늘한 공기에 몸을 움츠리고

따뜻한 커피잔에

온몸을 녹여본다


스치듯 지나쳐가는 하루

그 소중함을 망각한 채

무심히 떨어지는 빗방울에 눈이 간다

저 비는 언제 그치려나

비 그치면 추워진다는데

아직도 갈길이 멀다


이 비를 맞으려고

저 달은

저렇듯 희뿌연 달무리를 지어 내었나 보다.


2012년 10월 27일

요즘 일기예보가 정말 잘 맞는다

가끔은 틀릴 법도 한데

비가 온다더니 정말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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