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릿한 마음에 그리움만 더하고
가을이 떠나는 자리
가을이 떠난다고 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지며
채 익숙해지기도 전이었는데
가을은 떠나겠다고 하네요
숱한 아쉬움을 꾸깃꾸깃 갈무리하고
배시시 엷은 미소를 보이며
의연한 척 먼길을 나서려 하네요
떠나는 뒷모습의 아쉬움에
예쁜 옷 단장했던 나무들도
그리움 가득한 몸짓으로
가을이 가져다준 오색 물감 모두 풀어
온몸을 털어내어 카펫을 깔고
지나는 바람에게 부탁하기를
멀리멀리 예쁘게 깔아달라 하네요
오는 발걸음도
가는 발걸음도
소리 없이 다가왔다 소리 없이 가버려
꼬깃꼬깃 접어 둔
이야기는 너무 많은데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어
아릿한 그리움만 더해 가네요
가을이 떠나는 자리에는
아릿한 마음에
그리움만 더해 가네요
2012년 11월 9일
가을이 떠나고 있어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바람을 타고
반가움을 가지고 왔었는데
떠남이 이렇듯 쓸쓸함은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음 때문 이겠지요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차가운 바람도
이 가을의 떠남을
아쉬워하게 함이겠지요
가을은 가을 이어서 좋은데
그토록 그리움에 목이 메임은
화려한 행사 뒤에 남는 허전함
그 허전함 이겠지요
가을이 떠나는 자리에는
가을의 흔적이 남아 있네요
아직 따스한 온기를 남긴
지워지지 않은 가을의 흔적이 남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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