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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May 22. 2022

용문사에서

벗과 더불어 용문사 은행나무를 보다

용문사에서


언제나 잊지 않고 찾아오는 이 계절에

용문사 은행나무도 투명한 듯

노랑빛으로 화답한다.

평탄한 산책길을 마다하고

굳이 사잇길로 가자하는 홍 여사

흙길인 것은 좋은데

군데군데 가파른 나무계단이 걱정된다.

서울에서 온 반가운 벗을 위해

홍 여사 자신이 힘든 것 보다도

벗에게 예쁜 길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모양이다

이런 홍 여사의 마음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손을 꼭 잡고 오르는 산속 오솔길엔

홍여사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하다


올 초만 해도

천 년을 지켜온 은행나무는

볼 엄두조차 못 냈었는데

평탄한 산책길도

중간쯤에서 쉬다가 발길을 돌렸었는데

자청해서 숲 속 사잇길로 가자하는

홍 여사가 대견하다

조금씩 조금씩

우리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좋아진다고

한꺼번에 낫는다는 것은

우리 욕심일 수 있다는 것을

찾아온 반가운 손님을 위해

이 화려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반가운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은 당신

그런 홍 여사를 나는 사랑한다


한 번도

그냥 스쳐지나 간 적 없는 이 계절은

많은 발길들을 이곳으로 모으고

우리 홍 여사의 마음도 들뜨게 한다.

오늘

젬마와 함께한 이 산행

홍 여사의 마음은 가을빛으로 가득 차고

벗을 만난 즐거움이 

온몸에 배어 있는 듯하다

따사로운 햇살이 정겨운 이 계절에

투명한 하늘빛까지 아름답고

도미니카가 젬마에게 선물한 

용문산의 가을빛은

더더욱 투명한 아름다움으로 반짝인다.


2012년 10월 13일

서울에서 벗이 온다고

아침부터 들떠 있는 홍여사...

우리 집을 방문하는 벗들에게

천 년 세월을 거슬러온 용문사 은행나무를

보여 주고 싶어 한다.

홍여사를 보기 위해

이곳까지 온 벗들이 많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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