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 쓰고 그린, 그리고 엮은 책 중에 “나도 별이 되겠지"라는 책이 있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었던 만큼 어른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을 실었다. 그리움이라는 감정, 그 감정의 끝은 어디일까.
나는 누구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엄마"라는 단어만 생각해도 눈물이 고이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이고. 그리고 “엄마"와 “그리움"이 합쳐지면, 마음이 진하게 아려오는 것이 사실이다. 도서전과 같은, 독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사에서 “나도 별이 되겠지”라는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 중 두 가지 분류로 크게 나뉘는 것 같다. 첫 페이지를 보고는 끝까지 읽는 사람, 그리고 첫 페이지를 보고는 너무 슬플 것 같다며 책을 매정하게 덮어버리는 사람.
나는 그 후자의 사람들에게 늘 설명하곤 한다. 전혀 슬픈 내용이 아닌, 희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그런데 대부분의 그런 사람들은 나의 끈질긴 설득에 다시 책을 집어 들더라도 끝에 전달되는 희망의 메시지까지 가지를 못하고 다시 덮어버린다. 물론 다시 책을 펼치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는 하다. 반대로 책을 끝까지 읽고 가는 사람들은 “감동이다”, “뭉클하다", “희망적이다"와 같은 후기를 남긴다. 그리고 “나도 별이 되겠지"에 대한 이들의 반응을 살펴보며 나는 다시 한번 인생을 배운다.
우리는 흔히 아픈 것은 못 견뎌 하는 것 같다. 웬만해서는 피해 가려는, 아플 것 같으면 끝까지 가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굳이 슬플 필요 없을 것 같으면, 슬픔을 직면하지 않고 내게 큰 가르침을 줄 수도 있는 인생이라는 책을 덮어버린다. 그러고는 내 갈 길을 간다. 지금은 슬프지 않아서 좋겠지만, 더 이상의 성장은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지막에 나타나는 희망적인 메시지는 내가 전달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영화도 반전이 있고, 책도 반전이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인생도 분명 그렇다고 믿는다. 인생도 끝까지 가봐야 이것이 아픔이었는지, 희망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생의 굴곡과 아픔을 우리가 피해 가려고 한다고 해도 모두 피해 갈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일들은 정말이지,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끝까지 내가 버티고 살아낸다면, 언젠가는 희망이 다시 찾아오고 돌이켜 봤을 때 웃을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마음에 상처가 났다면 그것을 드러내야지만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계속 숨기려고만 하고 그 감정을 피해 다닌다면, 나는 그 쇠사슬에 묶여있는 것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내 상처나 아픔을 직면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소화해 낼 수 있는 희망이 생긴다. 드러냈으니 치료할 일만 남은 것이다.
책은 마음에 안 들면 덮을 수 있다. 꾹꾹 애써 담아놨던 감정이 쏟아져 나올 것 같으면 책을 손쉽게 덮어서 내려놓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지 않다. 인생은 좋든 싫든 계속되고 나는 그것을 살아내야만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나는 아픔을 피해 다니고 싶지는 않다. 아픈 감정도 직면하며 내 자신을 더욱 이해하고 그 아픔 속에서 희망을 찾고 싶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