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사실 4년 전부터 자신의 혈당이 높이 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남편이 '마른 당뇨'의 증상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혈당관리를 하는데 너무나 큰 산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건 바로 바늘 공포증!
예전에 군대에 있을 때 헌혈을 여러 번 했는데 그중에 굉장히 끔찍한 체험을 한 이후로 남편은 바늘에 심한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지 전혈로 헌혈을 했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피가 채혈봉투에 모이지 않았고 팔을 움직이기 힘든 답답함을 호소하려니 담당하는 의사나 군인이 없어서 결국 헌혈이 모두 끝날 때까지 극심한 공포를 겪었다고.
4년 전, 직장 동료가 혈당측정기를 가지고 왔더란다. 남편도 호기심에 측정해봤는데 297 이상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때마침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결과지엔 역시나 '당뇨 초기 단계'라고 적혀있었다. 직후, 혈당관리세트를 사서 약 2주 정도 공복혈당을 체크하고 마른 당뇨에 좋다는 운동기구 스테퍼도 사서 며칠 열심히 탔다. 하지만 남편은 바늘 공포와 사혈기의 스프링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혈당 측정을 그만두고 싶어 했다.
그렇게 힘들다는데 더 이상은 권하기가 뭐해서 멈췄다.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하면서 계속 야식을 먹었고 운동은 뜨문뜨문 가끔 할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7kg이 늘어 과체중이 되었고 남편은 결국 당뇨 확진을 받게 된 것이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서 당뇨 확진을 해주시면서 혈당을 측정해서 표로 작성해서 오라고 하셨다. 그러나 바늘공포로 측정을 멈췄던 이전의 상황을 잘 알기에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것은 어떤지 여쭤봤다. 다이어트하면서 읽었던 <내 몸 혁명> 책에도 나왔고, 대기실 벽면에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을 보기도 해서다.
의사 선생님은 걱정하던 얼굴에서 반색하시며 굉장히 반가운 얼굴을 하시곤
"연속으로 혈당을 측정하면 너무 좋죠. 하루에 몇 번만 측정하게 되면 혈당 스파이크가 언제 오는지 몇 번 오는지 알 수 없는데 리브레를 부착하면 그래프가 생성되어서 하루 종일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요."라고 설명을 덧붙이셨다.
쿠팡에서 8~9만 원대에 살 수 있다고 하셔서 바로 주문했다. 솔직히 혈당 관리를 매일 안 하고 싶어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던 거지만 어차피 당뇨 확진받은 김에 확실히 관리 들어가서 건강한 상태로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주문하고 바로 다음 날, 리브레 2를 받아볼 수 있었다. 샤워 후에 드디어 부착할 타임! 작은 노란색 박스를 뜯어보던 남편은 질겁을 했다! 아주 기다란 침이 기계 중심에 부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더니 손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최신 기술로 침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부착형 연속혈당측정기술이 나와 있다는 걸 남편은 기사를 통해 접하고 있었다. 이번에 주문한 리브레 2에 그것이 적용되었을 거라 믿고 있었다면서 '이렇게 긴 침이 포함된 기계라는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거'라며 식은땀까지 흘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ㅎㅎ 기술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보급이 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많이 놀란 남편를 팩트로 달래주었다.
"14일 동안 매일 여러 번 찌르는 것보다 딱 한 번만 찌르는 게 낫잖아요."라며.
리브레 2, 그러니까 연속혈당측정기로 일반적으로 본인이 직접 자기 팔이나 다리 중 살이 많은 곳을 골라서 부착을 위해 동봉된 컵처럼 생긴 것을 꾹 눌러서 장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난생처음 긴 침을 자기 손으로 직접 14일 간 붙여놓기 위해 남편은 한참이나 설명서를 읽고 안내동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보고 나서야 용기를 냈다.
덜덜 떨리는 오른손으로 왼쪽 팔뚝 부근에 하늘색 부착용 장치를 가져다 대고 꾹 누르자 탕 소리가 났다. 잠시 후 팔뚝에는 하얀색 얇고 둥근 원기둥 같은 것이 붙어있고 하늘색 장치는 오른손 위에 분리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엄청 겁이 났는데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네?"라며 남편이 의아해했다. 잠시 후 미리 깔아 둔 앱과 연동을 시켰다. NFC 기능으로 연결하고 블루투스로 지속적인 측정 결과치를 전화기로 보내주는 시스템이었다. 한 시간 정도 로딩한 후에 리브레 2는 앱에 그래프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매일 찌르는 침이 무섭고 아파서
혈당 관리를 포기한 남편!
과연 연속혈당측정기는
남편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