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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의 기분 Oct 10. 2016

걷기

한양도성길(3)

한양 도성길에서 마지막 남은 코스인 3코스를 걸었다. 

(1,2코스 보기 / 4코스 보기)



3코스는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근처의 광희문에서 시작해 남산을 거쳐 남대문에서 끝난다. 총 거리는 약 5~6km 정도인데, 남산을 넘어야 하므로 마냥 만만하지는 않은 편이다. 네 개의 한양도성길 코스 중에는 2~3번째로 힘들다.
  

광희문


점심이 살짝 지난 시간에 여자친구와 만나 광희문 옆 편의점에서 간단히 삼각 김밥과 인스턴트 오뎅으로 요기를 하고 출발했다. 날씨는 완연한 가을로 살짝 쌀쌀한 수준이었다. 하늘도 맑고 덥지 않으니 걷는 데 절로 신이 났다. 
    


3코스는 다른 코스들보다도 유독 아름다웠다. 사람이 많지 않은 장충동 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정말 멋졌다. 3-40분여를 걷고 있으니 남산 자락에 들어섰다. 서울에서 숲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언제고 흥미로운 경험이다. 
 
국립 극장을 지나니 본격적으로 남산을 오르게 되었다. 전에 남산에 한 번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버스를 타고 왔었다. 버스가 오르는 길 말고는 길이 없어보였는데, 도성길도 잘 관리되어 오르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남산을 오를수록 뒤로 보이는 중구의 풍경이 멋지게 느껴졌다. 
 


어느 정도 정상에 올랐다 싶으니 남산 타워가 지척이었다. 도성길이 남산 타워가 있는 곳과 합쳐져 순식간에 사람이 늘어났다. 날씨 좋은 주말이라 그런지 남산 타워에는 한국인, 외국인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자친구와 올리브영에 들어가 음료수를 하나씩 사서 마시고는 케이블카 옆 내려가는 길로 향했다. 음료수를 마시며 잠깐 서 있었을 뿐이었는데 순식간에 땀이 마르며 몸이 차가워졌다. 가을이 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케이블카 옆 내려가는 길로 십여 분을 내려가니 남산도서관이 있는 공원이 나왔다. 근처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있어 언제 또 올까 싶은 생각에 관람을 했다.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업적 들을 잘 정리한 좋은 곳이었다.
  
한시간 여를 관람하고 남대문으로 내려왔다. 지난 추석에 출발했던 남대문이 보였다. 한양 도성길을 드디어 다 걸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서운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냥 서운해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서운한 마음을 추스르고 점심을 먹기 위해 명동으로 이동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명동에서 떡볶이를 먹고 나서 커피를 마시며 다음 번에는 서울의 여러 산들을 가보자는 얘기를 했다. 

다른 곳들도 한양 도성길만큼 좋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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