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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기(受像記)
-처음 만난 모란-

점점 사물에서 멀어지는 시

by 적적




2인치 브라운관이 주차장 바닥에 놓여 있었지

화면이 꺼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온기로 따스한 브라운관 뒤


납땜 자국 끝으로 파란 선과 붉은 선으로 뒤엉킨 피복이

벗겨진 선들을 어루만지자

정물화 속 묶여진 플

러그는 저린 다리를 길게 편다.


발자국 소리로 전원이 켜지는 것 같아


허기는 유속이 느린 강물처럼

소리 없이 발목을 감겨오는 거지

만질 수 있는 것들의 수수료는 종지에서 밥그릇으로 커져가


바라본다는 건 서로를 시청하는 것


유치 돋아난 브라운관을 맞대고 손가락을 깨물고 깨물려지고

전원을 켜지 않아도


방영이 끝날 때까지 재방송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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