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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기다리는 집은 없다

점점 사물에서 멀어지는 시.

by 적적



나를 기다린 적 없는 내 집은


방 모서리마다 눅눅함을 먹고 쓸쓸함으로 살이 오른

날다람쥐 찢기지 않는 외로움의 피막

날갯짓 없이 교차해 반대편으로 내려앉는 어둠

날카로운 발톱을 피해 머릴 숙여 바닥에 앉는다


늘어져 먹고 마신 쓰레기 부스러기로

떨어진 살갗과 흰 뿌리를 드러내고

모여있는 머리카락 벗어둔 채 시간을 뒤집어쓰고


경직된 옷가지의 굳은 근육을 어루만져

부드럽게 눕힌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빈집이

내가 들어가자


너를 기다리는 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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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