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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헤르페스의 서막

사물에서 멀어지는 시

by 적적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너를 생각해. 쓸쓸히 얼굴을 타고 오르는 편서풍.

바람이 부는 곳에서 몸이 들썩거려.

손끝으로 아무렇지 않게 긁어보면 다시 통증으로 몸은 들썩여.



불길한 열꽃. 긁을 수도 떼어낼 수도 없는. 아마도 너에게서 전염되어 죽기 전까지

널 떠올리게 될 단순하고 집요한 형벌.


면역체계는 가장 허술한 곳에서


성기로, 입술로 미약한 틈새를 수포로 시작해

사라지지 않을 동안 흉터의 수순을 밟는다


간질거리고 소스라치는 통증


입가가 근질근질해


너의 부드러운 혀끝으로 입꼬리를 핥아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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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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