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아아아~
오늘의 여름은 더 특별하다. 그 특별함은 강당 문이 열리는 순간 시작되었다.
방학 중인 학교는 분주하다.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이다. 우리 돌봄 교실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들 책상 교체와 바닥 난방 설치 등,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요즘은 4층의 빈 교실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
"예전 돌봄 교실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여기는 앉아서 놀 공간도 없어요."
"언제 돌봄 교실 가요?"
아이들이 아쉬운 목소리로 말한다. 1층에서 4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더 예뻐질 교실을 상상하며 힘을 내본다. 오전에는 피자파티라는 보드게임으로 한바탕 웃고 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질 강당으로 향했다. 오늘에만 누릴 수 있는 반짝이는 선물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교장선생님께서 여름방학을 맞아 1~4학년 아이들을 위해 '에어바운스 놀이터'를 선물해 주셨다. 넓은 강당 한가득 커다란 바운스가 설치되고, 늘봄실무사님께서 미리 준비해 주신 시원한 음료와 얼린 생수까지 곁들여졌다. 그야말로 한여름날의 작은 축제였다.
아이들의 첫 반응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우와아아아~~~"
"진짜 여기서 노는 거예요?"
"헐 진짜 최고예요!"
"대박! 대~~~ 박!"
"대박이다. 진짜 완전 대박이다."
아이들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 오른다. 명단을 확인한 아이들은 날개 달린 듯 달려갔다. 사전에 안전수칙을 설명했지만, 신난 마음 앞에서는 그 설명도 잠시뿐. 뛰고 구르고 미끄러지고 잡고 잡으러 가고 먼저 와서 놀고 있던 아이들과 돌봄 교실 아이들까지 합해져 강당은 더 활기찬 축제의 장이 되었다.
에어컨을 아무리 세게 틀어도 아이들의 열정 앞에서는 그저 미풍에 불과했다. 수시로 아이들은 얼린 생수와 음료수를 마시러 왔다.
"선생님, 또 목말라요."
갈증이 날수록 아이들은 바쁘다. 마시고 놀고, 또 마시고 또 뛰고, 또 놀고 또 마시고...
"이 주스... 최고예요!"
"역시 얼음물이 짱이지"
"이제 다시 뛰고 올게요!"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을 지켜보는 내 마음도 즐거워진다. 한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점심시간을 위해 다시 4층 교실로 향했다.
"선생님~ 너무 더워요."
"헉, 헉! 계단을 언제까지 올라가야 해요?"
말끝마다 덥고 축 처진 숨소리가 묻어났다. 작은 입술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젖은 앞머리는 이마에 달라붙었다. 아이의 어깨도 축 늘어져 있다.
응, 힘들지만 운동이라 생각하자~ 우리 교실 더 이뻐지게 하려는 거니깐 조금만 참자!
"옛솔~ 칫솔~ 마데카솔~~"
"네에에~엥면~~"(염소 소리처럼)
다시 시작된 아이들만의 말놀이, 이젠 순수하고 귀엽다. 웃음을 참고 또 계단을 오른다. 점심은 20분 만에 뚝딱! 그러고는 곧바로 외친다.
"선생님, 이제 가요~ 에어바운스 빨리요~ 빨리~~
"안돼~ 우리 '호기심 ㅇㅇ'에서 뭐라 그랬지?
밥 먹고 바로 뛰면?"
"배 아프다고 했어요."
"잘 아네 그러니깐 소화 좀 시키고 가자~"
"우리 진짜 배 안 아플 자신 있어요."
(자신한다고 되는 건가...)
5분마다 계속 졸라대는 성화에 결국
"알겠어, 알겠어! 선생님이 졌다, 졌어. 오늘만 특별히~ 집에 갈 때까지 강당에서 놀자!"
"와아아아! 선생님 최고!"
아예 가방까지 챙겨서 다시 강당으로 향했다. 오전에 잠시 놀았건만 또 터지는 아이들의 환호.
"우. 와. 아. 아. 아. 아~~~!!!"
이번에는 다른 반 돌봄 교실 친구들과 선생님도 함께였다. 강당은 작은 마을 축제처럼 북적북적했다. 나는 휴대폰을 손에 쥔 채 이리저리 움직였다. '찰칵찰칵' 아이들의 웃음이 담길 때마다 나도 미소 지었다. 땀에 젖어 헝클어진 머리를 묶어주고, 얼굴이 벌게진 남학생들 이마도 닦아준다. 혹시라도 넘어지거나 다치는 아이는 없는지 계속 살핀다.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시간 그 바쁜 틈 사이 아이들이 해맑게 웃어줄 때면 그 모든 수고도 잊게 된다.
중간중간 교감선생님과 교장선생님도 강당에 들러 아이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셨다.
"겨울방학 때도 또 준비해 보겠습니다."
그 말속에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귀가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아쉬운 얼굴이다.
"선생님, 내일 또 하면 안 돼요?"
"우리 학교 진짜 최고죠?"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마 겨울방학에도 할 거래~"
"진짜요? 진짜죠? 진짜 진짜 진짜죠~"
"너희들 안 힘들어?"
"아뇨? 전혀요! 너무 재밌어요."
아이들의 하루는 그야말로 '우와아아아'로 시작해서 '우와아아아'로 끝났다. 강당에는 웃음이 천장까지 닿았고, 나에겐 조금 더 피곤한 하루였지만 너희들이 즐거웠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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