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죽으면 인생도 메말라버린다
내 마음에 커다란 생명의 나무가 있다면, 그런 느낌일 것이다. 마음에는 더 이상의 활력도, 긍정적인 에너지도, 행복감도 모든 걸 잃어버려, 양분이 하나도 없는 흙에 덩그러니 놓여져 메말라가는 생명 나무.
나의 첫 자살시도였다.
아니 실은, 위협 목적이었다. 또 다시 새아빠가 엄마가 없을 때, 내가 저녁에 씻기 위해 욕조에 들어가 샤워하려는 찰나에 갑자기 홀딱 벗고 끔찍한 광경으로 따라 들어와 화장실 문을 잠그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필사적으로 소리치며 밀쳐내고 다시 방으로 도망쳐 왔어. 그러고는 난, CD한 장을 꺼내들어, 손으로 힘을 가해 날카롭게 부수어 잘라 내 목에, 내 손목에 가져다 대고 울며 소리쳤다.
“더 이상 한발짝도 다가오지마!!! 내방에, 화장실에 더는 멋대로 들어오지마! 안그럼 죽어버릴 거야!”
순간 당황한 새아빠는 아니 그놈은, 더는 큰 일을 만들면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그제야 날 최대한 달래고 뒷걸음질 치며 방문을 닫고 나가더라.
그렇게 하염없이 방안의 모든 불을 끄고 한참을 울다 지쳐 잠들었어.마지막 한계점에 선 나의 최초의 발악이었던거야.
그 즈음 부터 자연스럽게 죽음을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