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2
일요일 아침, 눈을 떠서 커피를 내리며 창문을 여니, 빗소리가 들렸다. 요 며칠 몸도 찌뿌둥하고 하늘도 뿌옇고 비가 올 것 같았다. 더욱이 공기가 따듯해지면서, 봄이 왔다는 소식을 알려줄 봄비가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의 비는 더 반가웠다.
창문을 열고, 커피잔을 들고 빗소리를 들으며 창가에 앉았다.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아침 고요함 속에서 빗방울이 창틀을 토도독 치는 소리는 어떤 음악보다도 상쾌하게 만든다. 연일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의 숫자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소식도, 사람들이 모이면 논쟁하는 사회 뉴스도, 이 순간만큼은 모두 멈춘 듯 고요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가 있다. 선우정아 님의 "비 온다"! '비 온다~"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뭔가 신이 나면서도 비의 차가움이 함께 느껴지는 노래다. 그렇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도 조금은 느리고 여유 있게 보내보려 한다. 나의 급한 본성을 거스르면서....
근데, 잘 될 진 모르겠다. 빠르게만 달리던 토끼에게 느리게 가는 건 다시 걸음을 배우는 거니까! 오늘도 노력해보려 한다, 봄비 소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