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어때?
그는 정장이 아닌, 미니스커트를 입은 내게 예의를 갖추었다.
혹은 그 아래 갈색 스타킹을 향했을까?
혹은?
눈을 내리까는 대신,
그저 한 번 흘끗 하고는
진지한 척 묻는다.
“그건, 마음인가요? 무기인가요?”
너무 얇아 보여
찢고 싶다가도,
망가뜨리면 다시 못 볼까 두려운 건지
손끝이 먼저 숨죽인다.
욕망의 예절은,
항상 시선 아래서 배운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흘끗 보고, 깊이 기억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 저지르는 사람.
나는 예의 바른 변태, 혹은 겸손한 짐승이라 불렀다.
터지지 않은 상상력의 버튼이
자꾸 미니스커트 밖으로 튀어나오는 순간
자꾸
흘깃 - 또 흘깃 -
그럴수록
나는 더 자주 갈색 스타킹을 꺼낸다
아니,
미니스커트를.
그건 전쟁이자, 선물이었다.
왠지 그가 숨죽어보일때
버튼을 눌러줘야지.
"노란색, 어때?"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