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교육 환경은 한국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아이들이 독일 공립학교에 다닌지 1년이 다되어 간다. 우리 가족이 독일에 온 첫번째 이유가 "아이들의 교육" 때문이었기에 아이들이 독일 교육 시스템에 적응을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 지난 1년 간 지켜보면서, 한국에서 느꼈던 것들과 어떤 부분이 다른지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우리 아이들은 만으로 11살, 16살 때 독일에 왔기 때문에, 상당히 어중간한 시기에 온 셈이다. 초등학교 전에 오거나 아예 한국에서 독일어를 충분히 배우면서 대학교 이후에 오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이야 원래 계획에 없던 독일행을 급하게 결정하느라 시기를 못맞출 수 밖에 없었지만, 아이들이 어리면 어릴 수록 유리하니 감안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독일어는 한국에서보다 독일에서 배우는 것이 훨씬 도움된다고 생각한다. 독일 오기전에 한국의 쾨테 어학원에서 독일어 과정 한 모듈을 듣고 왔었는데, 괴테 어학원의 교육 과정이나 스타일은 나쁘지 않지만 아무리 독일어를 전공한 선생님이라고 해도 한국인 선생님보다는 독일 현지의 독일인에게 배우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지리 등에 대해서도 배경지식이 필요한데, 한국에서는 그런 것을 경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예로 여기에서 독일어를 배울 때 제일 어려운 부분은 "사람 이름", "지역 이름", "음식" 등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음식 이름인지 아닌지 구분도 어렵고, 그것이 음식 이름이라는 것을 알더라도 무슨 음식인지 모르니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독일에는 대부분의 학교마다 "빌 코멘 클라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민자들의 아이들이 독일어를 배우고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최대 2년간 빌 코멘 클라스를 다닐 수 있다. 운영을 한지 얼마 안되고 제대로 운영이 안되는 학교들도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 처음 와서 거주 등록(안멜둥)을 하고나니 해당 지역의 교육청에서 아이들의 학교를 배정해주었는데, 빌 코멘 클래스가 있는 공립학교를 각각 추천해주었다. 다행히 딸아이의 학교는 집에서 가까웠지만, 아쉽게도 아들내미의 학교는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거리였다. 아마도 집 근처의 학교에는 빌 코멘 클라스가 없거나, 있더라도 정원이 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동차로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것을 두세달 정도 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다음에는 한달 정액권을 끊어서 버스를 타고 다니겠다고 해서 그렇게 시켰다.
그렇게 독일에 온지 2주만에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딸아이의 경우에는 입학 전에 병원에서 신체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한인 의사분을 찾아가서 신체 검사를 받기도 했다. 혹시 몰라서 아들내미도 같이 신체 검사서를 받아놓았지만 해당 초등학교에서는 별다른 요청이 없었다. 딸아이는 자기가 원해서 독일에 온 것인 만큼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독일어 공부를 했었지만, 수학과 영어 같은 일반 과목을 듣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반 수업은 독일 아이들과 같이 듣는 것인데 이제 겨우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한 딸아이 입장에서는 적응하기 어렵고 힘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들내미의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이 먼저 지금 다니는 학교에 워낙 이민자 아이들이 많다보니, 독일어 실력이 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하면서 가능하면 독일어 과외 선생님을 두고 집중적으로 배우는 것이 좋다고 권유를 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들 모두 일주일에 2번씩 독일인 선생님으로부터 독일어 과외를 받고 있다.
여기에 와서 놀란 것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에 대해서 무척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도 어딘가에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있겠지만 지금껏 살면서 좋은 선생님을 본 적이 많지 않았었는데, 여기에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처음에 직접 아들내미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올때 일이다. 여느때처럼 아들내미가 주자창으로 걸어오는데, 왠 남자가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내게 다가와서 자기는 이 학교 선생인데, 아들내미가 다른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받거나 어떤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와서 알려달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다른 아이들이 몰려 있는 곳을 지날때 아들내미가 못알아들었지만 뭔가 안좋은 말을 던졌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선생님은 아들내미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서 일부러 쫒아와서 말을 해준 것이었다. 한국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라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아들내미 학교 교장 선생님은 아들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한국인 2세인 음악 선생님을 통해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독일 공립학교에서 한국인 선생님을 만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덕분에 아들내미 학교 생활이나 진학 관련 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독일의 교육 과정이나 학교에 대한 정보는 한국인 커뮤니티나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데, 앞으로도 한국인 음악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딸아이의 경우에는 작년 말에 정규 수업을 들으면서 독일어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한동안 방황을 했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이야기도 하지 않고 학교를 많이 빠졌었는데, 올해 초에 딸아이 진학과 관련된 상담을 하고자 학교를 방문했다가 뒤늦게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때에도 선생님은 같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왜 딸아이가 그랬는지를 듣고 같이 눈물을 흘리면서 공감을 해주었다. 딸아이의 선생님도 폴란드에서 온 이민자였기에 본인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그 어려움을 잘 안다면서 딸아이가 무단 결석한 부분도 가능한 한 최소화 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방과후에는 융엔 쿤스트슐레 (청소년 예술학교)를 신청해서 들으면, 좀더 재미있게 독일어를 익히고 딸아이가 좋아하는 미술도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독일에 와서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해서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 것은 학교 선생님들 뿐이었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했고 든든한 기분이 든다. 아이들의 미래에는 전혀 관심 없으면서 시험 성적 따위로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어느나라의 선생님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이것만으로도 독일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딸아이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서 알아본 융엔 쿤스트슐레(jugendkunstschule)는 집에서 걸어다녀도 될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상당히 많은 과정을 개설하고 운영하였다. 처음이라 아들내미는 1개 클래스를, 딸아이는 2개 클래스에 신청을 했는데 아이들이 모두 만족해하면서 다니고 있다. 각각의 클래스는 최소 참여 나이대 제한이 있어서 클래스마다 나이대가 다른 듯하다. 딸아이 학교 친구는 사전 신청을 하지 않고 그냥 당일날 가서 등록을 한 것을 보면 수강시 별다른 제약은 없는 것 같다. 아들내미는 2D/3D 그래픽을, 딸아이는 도자기 빗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을 배우고 있고, 학교 가는 것보다 쿤스트슐레에 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 같으면 방과후 수업도 돈을 내고 들어야 하고, 일반 학원도 일정 비용을 내야하는데 여기는 독일어 과외비를 제외하고는 따로 돈을 낼 필요가 없어서 좋다. 그리고 베를린에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학생일 경우 50%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년째 베를린에 살고 있지만 아직까지 박물관조차 가보지 않았기에 앞으로는 일부러 시간 내서 아이들과 박물관 순회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 검도를 오랫동안 했던 아들내미가 독일에서도 검도를 배우고 싶어하는데, 한국처럼 검도 도장이 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일본 관장이 운영하는 것 같아서 아직까지 알아보지도 않고 있었다. 어느날 뜬금없이 검도가 안되면 테니스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집 주변의 테니스 클럽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큰 규모의 클럽도 있고 작은 규모의 클럽도 있었는데, 몇군데에 이메일을 보낸 끝에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지만 한국인 어머니를 둔 테니스 코치가 있는 클럽에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한국 같으면 검도이든 테니스든 돈 내고 배울려고 하면 어려울 것이 없는데, 독일의 스포츠 클럽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몰랐다. 약속 당일날 클럽을 방문하고 땅딸막하지만 다부져보이는 테니스 코치를 만났고, 그는 우리에게 어린 학생을 붙여서 몸 풀기 부터 기본 운동, 간단한 테니스 연습 등을 한시간이 넘게 시켰다. (우리는 그저 상담을 하러 간 것이라 전혀 대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저질 체력을 가진 필자는 헥헥 대면서 겨우 따라하느라 바빴고,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들내미는 형식적으로 따라하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테스트(!?)를 마치고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던 코치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즉, 우리는 그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서 원하던 테니스를 배우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물론 어렵지 않게 돈을 내면 가입할 수 있는 클럽들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 당시엔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나름 충격을 먹었다. 빈정 상한 아들내미는 굳이 테니스를 하고 싶지 않다니, 다시 검도 도장에 등록하는 것을 알아봐야 겠다.
업데이트 : 몇군데 검도 도장에 메일을 보낸 후에 한 곳의 일본인 관장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 해당 도장은 어린이 클래스가 따로 있는 곳이라 적합했는데, 문제는 집에서 너무 멀어서 매번 집사람이 차로 데려다 주고 데리고 와야 한다는 점이었다. 어찌되었든 한번 가서 직접 해보고 결정하자고 했는데, 당연하게도 아들내미는 1년만에 다시 검도를 하니까 무척 좋아하는 듯하다. 거리가 먼데도 궁시렁 거리지 않고, 집에 돌아올 때는 녹초가 되어 쓰러질 정도인데도 계속 다니겠다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아들내미는 독일 오기 직전에 대한검도회에서 소년초단을 딴 상태였기 때문에, 기본기가 나쁘지 않았는지 다행히도 테스트에 통과한 듯 3번째쯤 방문했을 때 작성해서 제출할 서류를 주었다. 지난 주에는 아이들만 있는 클래스가 아닌 성인 클래스에 일부러 가서 어른들과 함께 훈련을 했는데, 그토록 원하던 대련을 원없이 하고는 지쳐서 나가 떨어졌다. 일주일 내내 가도 된다고 하는데, 아들내미의 저질 체력을 감안하면 일주일에 1~2회가 적당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고, 운동하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 검도 회비는 한국의 절반도 안된다는 것은 덤이다.
당연히 우리는 한국에서도 과외를 시켜보았고, 아이들의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들과 많은 상담을 하고 도움을 받기는 했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해당 부분에 대해 제한적이고, 비용을 들인 만큼에 대한 정도일 뿐 큰 맥락적인 부분에서 아이들의 교육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나눌 상대는 없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 고민하면서 공부하고 찾아보던지, 다른 부모님들과의 커뮤니티를 통해서 풀어나가야 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다. 우리 부부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얼마든지 하도록 지원했으며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하지도 않았었다. 공부 역시 그에 걸맞는 타고난 적성과 소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줘봐야 서로 힘들 뿐이고, 자기가 좋아서 스스로 하는 것이 억지로 하는 것보다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에 딸아이는 "미술"을, 아들내미는 "검도"와 "첼로"를 가르쳤던 것이다. 또한, 필자는 만 10세 때부터 지금까지 30년 넘게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게임을 즐겨 온 사람이기 때문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제한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이런 것은 그냥 막는 다고 되는 일도 아닐 뿐더러, 필자가 지금까지 먹고 살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특이한 교육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양가 부모님을 비롯하여 주변 지인들도 걱정을 하고 이해를 하지 못했으나, 최소한 우리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지금껏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왔다. (어디까지나 부모 입장에서 봤을때)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딸아이 친구들이 가끔씩 우리집으로 피신을 오기도 한 것처럼, 딸아이 친구들은 딸아이를 부러워했으나 솔직히 그것이 최선인지는 우리도 알수는 없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학생 시절에 희생을 하고 나중에 그것을 보상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선천적으로 체력이 약하고 몸이 허약한 아들내미는 초등학교 1학년때 부터 자기가 원해서 검도를 시작했는데, 때론 몸이 안따라주고 마음과 달리 시합에서 상대와 겨루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나름 즐기면서 성취를 보이는 것 같았고, 5살때부터 시작한 첼로 역시 연습할 때 잘 안되면 울먹이면서 물 한잔 마시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연습을 할 정도였지만 꽤 오랫동안 레슨을 받아왔었다. 벌써부터 미술을 업으로 삼으려는 딸아이와 달리 아들내미의 경우,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기도 모르는 상황이라 계속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시간을 두고 찾아봐야 할 것이다. 우리 부부는 부모 역할에 대해 계속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무엇이 더 아이들을 위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그렇게 하다보니 불과 1~2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독일에 와있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6년간 입시 전쟁을 치뤘고 온 가족이 독일까지 온 것을 보면 나름 극성 부모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우리는 아이들의 진로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결정할 생각 조차 없다.
독일에 와서 우선은 아이들이 빌 코멘 클래스를 다니는 덕분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지만, 1년이 다되어 가는 시점이 되었고, 당장 다음 학기 (가을 신학기) 부터 딸아이는 빌 코멘 클래스가 아닌 일반 과정에 편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선생님의 권유가 있었고 아들내미는 7학년부터 다닐 학교로 진학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아들내미의 경우, 학교 입장에서는 아직 독일어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빌 코멘 클래스가 있는 상위 학교로 진학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왕이면 집 근처에 있는 오래된 김나지움의 빌 코멘 클래스로 진학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교육청에서 결정하는 사항이라 기다려 봐야 할 듯하다. 두아이 모두 독일어 과외가 필요한 상황이라 올해 초부터 독일인 선생님으로부터 독일어 과외를 시작하였다. 작년 말쯤에 아들내미는 한인교회 목사님 아들에게 과외를 받아보려고 했는데, 둘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과외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다른 방법을 알아보고 있었던 참이었다. 아들내미 학교의 한인 음악 선생님의 남편이 스페인에 있는 오케스트라에서 첼니스트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 (4~6세)의 교육과 와이프의 커리어를 위해서 스페일에서의 일을 정리하고 독일로 돌아온 상황이라 나름 여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 독일어와 아들내미에게 첼로를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한국 식당에서 처음으로 만났을 때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상당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생"의 선생님을 만났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단순히 아이들에게 "독일어"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독일에서 어떤 태도로 어떻게 생활을 해야하는지 부터 시작해서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열정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독일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은 독일어를 잘하지만, 학교 숙제나 시험 준비 등은 다른 독일인 부모들 처럼 도와줄 수 없는 한국인 부모를 둔 덕분에 독일 가정의 아이들과 어쩔 수 없는 학습 능력 차이가 존재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같이 독일 생활에 적응을 하느라 바쁜 우리 부부가 독일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데, 그런 부분을 독일인 선생님이 챙겨주기 때문에 아주 절실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독일인 선생님의 지도를 따라가는 것 같자, 이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면서 온 가족이 함께 독일어 공부를 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 회사에서는 영어만 사용하고 있고 일주일에 12 시간 이상을 VHS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있기는 하지만 VHS 교육 과정이 문법 위주이다보니 문제라고 지적한다. 올해말이나 내년초에는 B1 자격증을 따는 것이 목표이다보니 우선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 집중을 해야겠지만, 이후에는 좀더 다른 방법으로 독일어를 배우는 것을 고민 해볼 계획이다. 가능하다면 대학 진학시 필요한 수준인 C1, C2 정도까지 공부를 해서 업무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은 물론 나중에 독일에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고 싶을 때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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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독일로 올 때, 우리는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 급하게 마음을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 가능하다면 1~2년 정도는 뒤쳐져도 상관없으니 잘 적응하고 자리를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충분히 적응을 할 시간을 주고 자신의 자리를 조금씩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생각이다. 평상 시, 아이들이 편하게 생각하고 부담없이 상담을 할 수 있는 부모가 되기를 원하지만, 이것은 우리 마음과 달리 아직까지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아이들 여기에 온 이후에는 둘다 성인이 되면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말로만 그런건지 실제로 그럴것인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겠지만) 그런 것을 보면 결국 사람은 주변 환경에 따라 가도록 되어 있는 것 같다. 이왕이면 독립심이 강하고 나서서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려는 친구들 사이에서 강하게 크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지켜보면 언젠가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교육은 그 사람의 인생 내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