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저울
어느 날, 한 광장에 세 개의 새로운 저울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저울을 둘러싸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 저울들은 불평등과 격차에 대한 서로 다른 원칙을 따르고 있었다.
첫 번째 저울-능력의 저울(아리스토텔레스의 도시)
첫 번째 저울은 단단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고풍스러운 저울이었다.
저울은 사람들의 능력과 재능에 따라 무게를 재며 배분했다.
• 뛰어난 기술을 가진 자는 더 많은 부와 기회를 받았고,
• 성실하게 노력하는 자는 노력한 만큼의 몫을 얻었다.
• 하지만 부족한 능력을 가진 자는 자연스럽게 뒤처졌다.
“능력 있는 자가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며, 정의로운 배분이다.”
그러나 저울의 한쪽에는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이다!”
이 도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도시였다.
두 번째 저울-시장의 저울(애덤 스미스의 도시)
두 번째 저울은 끊임없이 흔들리는 동전들로 만들어진 저울이었다.
저울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할 때 자연스럽게 균형을 찾는다고 주장했다.
• 돈을 가진 자는 투자하여 더 많은 돈을 벌었고,
• 가난한 자도 노력하면 부를 얻을 수 있었다.
• 시장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면, 결국 모두가 이익을 얻는다는 논리였다.
“개인의 이기심이 사회 전체의 부를 증가시킨다!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조정할 것이다.”
그러나 저울 아래에는 극심한 빈곤에 허덕이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외쳤다.
“이 손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손이다!”
이 도시는 애덤 스미스의 도시였다.
세 번째 저울-정의의 저울(롤스의 도시)
세 번째 저울은 흔들리면서도 균형을 잡는 나무로 만들어진 저울이었다.
이 저울은 오직 공정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만 정확한 무게를 측정할 수 있었다.
• 이 도시는 모두가 동등한 출발선에 서도록 보장했다.
•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지원이 주어졌다.
• 하지만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 핵심이었다.
“사회적 격차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격차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
이 도시는 롤스의 도시였다.
나는 세 개의 저울 앞에 서 있었다.
• 첫 번째 저울은 노력과 능력의 차이를 인정했지만, 불평등을 당연시했다.
• 두 번째 저울은 시장에 맡겼지만, 결국 강자의 논리에 지배되었다.
• 세 번째 저울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약자를 고려하려 했다.
나는 손을 뻗었다.
그리고 저울 위에 내 선택을 올려놓았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