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쉼표, 14화

달, 구름, 꿩, 사냥꾼

내 마음의 시 한 편

by 글짓는 베짱이

참,

포장하고픈 마음이

시를 어렵게 해

포장지를 풀어헤쳐 놓고 보니

잔뜩 내 안이 웅크리고 앉아 있네요


가끔,

근사하게 포장한

내 마음 닮은 시 한 편을 짓노라면

엄마 치마폭에 얼굴 숨긴 양

낯부끄러움 감춘 듯도 한데


어이해,

둥근달은 구름폭에

얼굴을 숨겼다 드러냈다

마음 정할 길 없이 떠도는 것인지


어찌 보면,

나 같기도 남 같기도 하여

친숙하다 어색하다

지워버린 글 위로

지운글을 덮어 씌우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슬며시 익지도 않은

또 한 편의 시를 던져버리곤

꿩 사냥꾼을 먼저 발견한

겁먹은 꿩처럼 머리만 처박고 앉아

지나가길 기다리고

잊히길 기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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