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선물이라 함은, 한 번쯤 갖고 싶지만 내 돈 주고 사긴 부담스러운 그런 것이어야 한다. 물건은 쓸모와 보관 문제로 취향을 많이 타니, 한 번 맛보고 치울 수 있는 '먹을 것'이 무난하다.
'먹을 것'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명품 한우나 전복은 비싸고 귀한 선물이지만, 맛보기 위해선 요리를 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식재료는 상대방의 요리 선호도에 따라서 선물 가치가 달라진다.
호불호 없는 건 과일이다. 형형색색 예쁘고, 건강하고, 명절과도 잘 어울린다. 먹기도 간편하다. 제철 과일도 좋지만, 애플망고나 샤인 머스켓 같이 이색적이고 조금은 비싼 과일도 스토리텔링 하기 좋다. 카카오 쇼핑, 쿠팡 등 조금만 검색해보면 최근 어떤 과일이 유행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좀 더 특별한 선물을 원한다면 약간의 노력을 해야 한다. 뉴스에 '청와대 명절 선물'을 검색하면 힌트가 된다. 약과, 과즐 등 방방곡곡 숨어있는 명인의 손 맛을 찾을 수 있다. 키워드 검색하고 구입처를 찾아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이번 명절 청와대 대통령 선물'이라는 레퍼런스를 자랑하며 선물할 수 있다.
2022년 청와대 설 명절 선물 세트. 기억에 남는 선물 스토리텔링으로 좋다.
선물, 명절을 더 즐겁게 한다
오전에 주문한 레드향이 저녁에 벌써 도착했다. 요새는 신선제품 당일 배송 서비스가 있어서 좋다. 도착 문자메시지를 받고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 명절은 레드향이라고, 지금 문 앞에 도착했으니까 맛있게 드시라고. 전화로 미리 "올 해도 새콤 달콤하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한다.
늦지 않게 선물 보내기 미션을 완수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레드향 껍질을 벗길 때의 달큰한 향기가 내 콧 속으로도 느껴진다. 엄마 얼굴에 떠오른, 잔잔한 행복의 미소도 느껴진다. 올해 설날엔 손도 마음도 가볍게, 연휴를 즐기는 마음으로 본가에 가야겠다.
회사 생활에 열정 넘치던 시절, 평소 고맙게 느끼던 선배에게 작은 명절 선물을 한 적 있다. 선배는 놀라면서도, 예상치 못한 후배의 선물에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나도 쑥스럽지만 마음이 포근했다.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모두 보람 있는 연휴였다.
명절은 사람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기다. 선물이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러우면서도 확실하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 지난 시간이 따뜻하게 기억되고, 앞으로의 시간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