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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일 잘하나?

상사에 대한 오해에 관해. 

by nay Jun 24. 2016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겠지만, 연초가 되면 연간 목표를 수립한다. 개별 사원들은 MBO라고 부르는 것을 작성하기 마련이다. 보통 연간 목표를 잡고 그 목표 달성을 잘 하고자 상사와의 면담이 있다. 우리회사는 공식적으로 목표 설정 면담, 중간 면담 2회 (목표 수정 기회), 최종 면담 이렇게 4번의 기회가 있다. 물론 비공식적인(?) 미팅은 더 많이 있다. 

내가 후배일 때는 잘 몰랐는데, 상사의 입장이 되니 안보이던 것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후배 사원들이 하고 있음직한 오해를 적어 본다. 



(1) 상사는 내 업무내용을 잘 알고 있다

당신의 업무에 아주 관심이 없는 한, 상사가 모를 리 없다. 그러나 내 일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다. 상급자는 보통 전체적인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기 때문에 숲과 나무의 비유를 들자면 숲(업무의 방향성)은 보기가 쉽다. 

겪어 본 대부분의 상사가 위와 비슷했고, 솔직히 말해 나 자신도 그런 것 같다. 개인적으로 굉장한 micro-manager와 1년 간 일한 적이 있는데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돌아보니 그런 경우에도 교훈은 있다. 나 역시 다른 때와 달리 더욱 꼼꼼하게 내 일을 챙긴다는 것이다. 

말이 좀 샜지만, 상사가 '당연히' 당신의 업무를 A to Z로 꿰차고 있을 거란 기대는 금물. 



(2) 상사는 면담 시기에만 당신을 평가한다

업무 성과에 대한 최종 평가는 연말에 있기 때문에, 나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그 때만 있다고 생각했다. 어리석게도 말이다. 그런데 상급자의 입장이 되니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늘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평가'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당신의 상사가 감시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 당신이 일을 대하는 태도, 방식,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발언, 발표, 회의 준비, 자료의 완성도, 납기 시한, 출퇴근 시간 등등.. 하루의 모든 일과가 그냥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이런 것들이 쌓여 당신의 평판이 된다). 이런 나의 모습에 스스로도 놀랐다. 그리고 주니어 시절을 돌아보았다. 섬뜻하고 부끄러웠다. 나 잘난 줄만 알던 때, 상사는 나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3) 일을 잘 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정 받는다

사내 평판에 대해 사람마다 두는 가치는 다를 수 있다. 그런 것 신경 안쓰고 my way를 고수하는 사람도 있고, 어떻게 하면 눈에 띌까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직접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을 내 조직에 들여야 할 때, 다른 조직으로 내가 같이 일해 본 사람을 보내야 할 때, 평판에 대한 질문이 당연히 따라온다. 

일을 잘 하는 친구가 있었다. 사실 이 사람과 같이 일해 본 경험이 없었는데 우연히 나와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전 상사에게 물어보니 일을 잘 한단다. 정말 말마따나 자료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고, 완성도도 좋았다. 그런데 나와 딱 하나 맞지 않는게 있었다. 개인적으론 '빠릿빠릿'한 일처리를 선호하는데 이 친구는 좀 더딘 경향이 있었다. 그러니 아마도 예전 상사는 그런 걸 감내하거나 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당신의 평판이 좋다고 모든 조직에서 통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상사와의 궁합, 이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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