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송장이 되어야 하는가
요가 수련의 마지막은 항상 사바아사나를 하게 된다. 사바란 시체란 뜻이고 사바 아사나는 곧 송장 자세로 바닥에 그야말로 송장처럼 누워있는 것이다. 격렬한 수련 끝에 죽음이 찾아오다니 아주 오랫동안 이 아사나가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잘 살려고 요가하러 왔는데, 선생님은 나를 매번 송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제법 혼자 잘하게 되었을 때쯤 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날은 한 시간이 넘도록 수련이 이어져서 더 이상 몸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가 되어서야 수업이 끝났다. 천천히 등을 바닥에 데자 알아서 온 몸에 힘이 풀렸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너무 피곤해서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그야말로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상태였다. 그 순간 반대로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으며 그 어떤 때보다 맑아졌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모든 감각의 죽음이 가져다주는 순수한 내면의 자유를 만끽했다.
지금도 사바아사나는 여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순간이다. 마음을 준비하지 않으면 온갖 잡생각이 머리를 스치는데, 특히, 수련이 잘 되지 않은 날은 아쉬움이 머릿속을 가득 메워버리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항상 속으로 속삭인다. 나는 송장이 되었으므로 그 어떤 감각도 느낄 수 없고, 그 어떤 생각들도 나를 얽맬 수 없다. 그렇게 나는 요가매트 위에 누운 자유로운 송장 되려고 몇 번을 되뇌인다.
요가는 내적 수련이 전부이다.
그 외의 것은 곡예에 불과하다.
- 파타비 조이스, 아쉬탕가 요가의 창시자
*수리야 나마스카라: 흔히 태양 경배 자세라고 불리는 일련의 반복 동작.
참고자료: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클레망틴 에르피쿰 지음, 류은소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