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왕은 누구입니까
양 손을 발 방향으로 뒤집어 짚고 천천히 엉덩이를 든 뒤, 정수리로 바닥을 짚는다. 자신이 준비가 되었을 때 두 팔을 힘차게 뻗어내며 어깨와 가슴을 활짝 피면 스스로 팽팽하게 잡아당겨진 활이 될 수 있다. 처음에 이 자세를 하는 것은 두려웠다. 선생님께서는 짜뜨랑가(두 팔로 상체를 지탱하고 천천히 내려가는 동작)를 해 낼 수 있다면 이 자세도 당연히 해낼 수 있다고 말씀하시며, 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허리를 잡아주셨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번쩍 일어났고, 한 번 일어날 수 있게 되자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섯 호흡도 벅차던 것이 조금씩 늘어 스무 호흡 이상도 버틸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하타요가가 좋아지게 된 시점이 이 자세가 익숙해질 무렵이었던 것 같다. 자세를 천천히 바꾸다 보니 보다 정확하고 정교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어서 내 성격과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점점 유연성이 좋아지니 몸의 가동 범위가 넓어져서 새로운 자세들도 완성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즈음, 문뜩 나 스스로 무언가 막혀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답답함을 느낀 나는 그동안 멀리하던 아쉬탕가 요가 수업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빠른 호흡 속에서 조금 다른 부분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여전히 어딘가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여러 서적들을 뒤져보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한 답을 '하타요가 프라디피카'에서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요가 수행은 단순히 하타 요가 동작만을 반복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금계와 권계를 정확히 따르고, 채식을 지키며, 다양한 방법의 명상을 병행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었다. 산스크리트어로 하타는 음양이라는 뜻이고, 라자는 왕이라는 뜻이다. 하타 요가를 통해서 내 몸의 음양을 조화롭게 한다면, 라자 요가를 통해서는 내 정신을 맑고 평온하게 다스릴 수 있다. 몸과 마음 모두를 수련해야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나의 왕이 될 수 있다.
라자 요가를 알지 못하고,
다만 하타 요가만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내가 고찰하기로는
노력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수행자들이라 한다.
스와미 스와트마라 <하타요가 프라디피카> 4장 79절
참고자료: 하타요가 프라디피카 (박지명 원전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