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서 먼지 안 난 사람

- 여울살과 큰 물살

by 갈대의 철학


털어서 먼지 안 난 사람

- 여울살과 큰 물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큰 소리는 때론

작은 여울살 물길 소리에도 묻히더라

때론 작은 소리도

큰 물살에 되레 더 크게 들리더라


평생 털어서 먼지 안 난 사람

태어나자마자 털어서 먼지 나는 사람


그들의 소리에 떠나온 마음은

작은 여울살에도 잊혀져 떠나가겠지만

큰 물살에도 조용히 묻혀서 흘러가겠지만


여울살이 큰 물살에 시집오듯

자연스레 제 집 인양 찾아들거라

제 갈길로 접어들어 가겠지만


그것의 허물은 허울 된 망상에서 비롯되더라


마치 작은 여울살에 잔 돌들이 고요하듯

큰 물살에는 이기지를 못하는 것처럼

아예 홍수가 덮여 전부 쓸러 가든지

아님 큰 바위에 부딪혀 살아남던지 해야 되더라


하늘의 난기류에 비행기가 수평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체도 튼튼해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숙련된 기장의 노련함이더라


마치 저 망망대해에 떠있는 작은 배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잘 도착하기 위해서는

작은 순풍에는 돛을 드리울 수 있지만

큰 바람에는 오히려 역효과 있듯이 말이다


하늘에 비가 내리고

갈증에 작은 단비에 옷이 젖어도 걸을 수 있고

목젖으로 이미 넘어가 내리는 비에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듯

큰비에는 대비를 하지 못하더라


허울은 작은 물살을 가로지를 수 있지만

허물은 작은 물살에도 쓸러 내려갈 수 있더라


병아리꽃나무

2019.5.10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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