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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

- 단풍 없이 걸어도 좋은 날

by 갈대의 철학

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

- 단풍 없이 걸어도 좋은 날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일 년에 가까이

내렸어야 할 땀방울이

겨울 다가오는 이가을 만추 길에

오늘에서야 흠뻑 내렸구나

눈 내리듯

낙엽이 쌓여와도 아프지 않았고

비 내리듯

서리에 적셔져 와도 춥지가 안았네

흘리지 말아야 할 눈물이

내리는 땀방울과 뒤범벅이 되어

정상 능선길에 다다랐을 때

시원한 찬바람에 눈물 씻기었고

불어오는 바람은 정상을 향해

내 등짝을 밀어 올리기에

충분한 여력은 온기로 남아있었네


보문사 전경
국형사 전경

2019.11.9 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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