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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아이는

- 흰 눈 내리는 겨울을 사랑했네

by 갈대의 철학

웬 아이는

- 흰 눈 내리는 겨울을 사랑했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웬 아이가 있었어

눈은 겨울에만

내리는 게 아니라고 말하네


흰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내리는 함박눈을 맞을 때면

커다란 두 눈망울에 적셔오는

내 지나온 추억이 구슬퍼라


눈이 내리고

뿌연 신기루를 쫓듯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하는

그 길을 걸어갈 때면


하염없이 내리는

그 눈을 한없이 바라보던

네 모습이 아른거린다


내 지난날들의 보상이라도 하듯

한 움큼 양손에 쥐었던

손을 펴 보이고


내리는 눈을

아름 받았을 때의 마음은

지금도 기억해


눈이 부시도록 바라본

그때의 하늘이

지금에서야 추억되는 건


아마도 내겐 눈처럼 포근한

네 마음이 남아있어서 일거라고

그래야 아련한 기억이

눈물지어도 슬퍼하지 않을 테니까


2019.12.27 치악산 향로봉 가는 길에서

- 사진: 산벗 길벗 교화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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