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메시지와 전달 방법이 필요해요
많은 부모님은 자녀와 대화를 잘하기 위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의 앞뒤로 설명을 많이 합니다. 아이를 이해시키고 친절하게 말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대화가 길어지면 아이는 지루해하고 자신이 알아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부모의 의욕이 앞서 미처 아이의 눈높이를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특히 지시의 말은 자녀 양육 시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가르치거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하라, 하지 마라” 등의 말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때 효과적으로 지시하기 위해서는 대화의 기본을 알고 몇 가지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대화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달 방법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의사소통 이론에서 언어의 중요도는 7%, 억양의 중요도는 38%, 몸짓의 중요도는 55%입니다. 비언어적 의사 표현인 웃거나 찡그리는 등의 표정, 높고 낮거나 강한 어조 등의 말투, 팔짱을 끼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행동이 언어보다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죠. 핵심적인 역할은 언어지만 비언어적인 메시지의 중요도가 큰 것이에요. 이러한 점을 고려하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대화하면 좋겠죠.
∴대화 = 메시지+방법(비언어적인 표현+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추기)
• 메시지 → “동생하고 싸우지 마”
• 방법 → 아이와 눈을 맞추고 아이의 수준에 맞게 말의 길이와 순서를 조절하기 등
이러한 대화의 기본을 바탕 삼아 지시도 효과적으로 하면 좋은데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지시하는 네 가지 지침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게 말의 길이와 순서를 조절하기
아이가 어릴수록 메시지는 단순하고 길이는 짧은 게 좋습니다. 말이 길어지면 가장 중요한 말은 첫 번째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 두는 게 효과적이죠. 예를 들어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못 하게 “만지지 마”를 말하고 왜 만지면 안 되는지 위험을 알려준 뒤 다시 한번 “만지면 안 돼”라고 마무리하는 것이죠. 이때 아이의 눈을 보며 감정을 함께 전달하는 것도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법입니다.
둘째, 어린 자녀를 훈육할 때 질문형 대화는 피하기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하려는 의도로 “잘했어? 잘못했어?”처럼 질문을 하며 혼내는 경우가 있는데, 어릴수록 아이는 내용을 이해하기보다는 부모의 화내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잘못을 인식합니다. 질문형 대화는 아이가 왜, 무엇이 잘못인지 모른 채 잘못했다고 인식하게 하여 아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대화법이에요. 훈육을 할 때는 질문형 대화가 아니라 분명하게 “동생을 때리면 안 돼”라고 말해주세요.
셋째, 효과적으로 지시하기
훈육의 기본은 화를 내지 않고 아이의 문제 행동을 고치는 것입니다. 부모의 감정이 섞이면 아이는 자신의 잘 못을 모르고 부모가 기분 나쁠 때 화를 낸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지시할 때는 화내지 말고 어조나 내용에 부모의 의도를 담아 분명하고 명료하게 전달하세요.
다음의 방법 중 어느 방식으로 지시하는 게 좋을까요?
① “○○야, 책을 찢지 말아라.”
② “○○야, 책을 찢으면 돼? 안 돼?”
③ “○○야, 미안하지만 책을 찢지 말아 줄래?”
보통 ③처럼 말하는 게 부드럽게 내 의사를 전달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지시는 아이가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꼭 해야 할 일이므로 부탁하는 방식의 대화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탁의 말로 하면 아이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②처럼 질문형의 대화도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혼란을 줍니다. 꼭 지켜야 할 일에 대해서는 ①처럼 정확한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때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아이가 따르기 더 쉽습니다.
다음의 방법 중 어느 방식으로 지시하는 게 좋을까요?
① “○○야, 치워라.”
② “○○야, 책상을 치워라.”
③ “○○야, 책상 위의 책을 책꽂이에 정리해라.”
지시는 아이의 행동을 정확하게 짚어서 전달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치워라” 보다는 “책상을 치워라”가 더 좋은 지시의 말입니다. 아이가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말은 “책상 위의 책을 책꽂이에 정리해라”입니다.
넷째, 아이가 지시를 잘 따랐을 때는 바로 칭찬하기
칭찬의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한 가지는 칭찬을 미루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가 지시를 잘 따랐을 때 바로 칭찬해 주세요. 칭찬할 때는 어떤 점을 칭찬받는지 알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해주세요.
① “잘했어.”(×)
② “어지럽게 있던 책들을 책꽂이에 꽂아서 깨끗해졌구나. 깨끗한 걸 보니까 엄마 마음까지 환해지는걸. 우리 ○○ 책 정리도 잘하고 착하고 멋져요!”(○)
칭찬할 때는 아이와 눈을 맞추고 미소 짓거나 부드러운 표정으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안아주면서 칭찬할 수도 있겠지요. 이때 칭찬의 말뿐만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스티커나 장난감 등을 주는 것도 아이의 좋은 행동을 격려하는 방법입니다.
이 외에 다양한 소통 방법이 있는데요. 그림책 세 권을 살피며 소통의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잘 들어주기 <고민 해결사 펭귄 선생님>
마을의 동물들은 저마다 고민이 있습니다. 개구리, 악어, 카멜레온 등은 각각의 고민을 들고 펭귄 선생님을 찾아가죠. 상담을 마친 동물들은 “역시 펭귄 선생님이 최고!”라며 기분 좋게 돌아가고요. 펭귄 선생님의 상담 비결은 뭐였을까요? 마지막에 반전이 숨어있는데요.
누군가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누군가가 내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소통이 됨을 유쾌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둘째, 용기 내어 대화하기 <이파라파냐무냐무>
“이파라파냐무냐무”는 무슨 말일까요? 이 말은 까맣고 크고 무거운 ‘털숭숭이’와 하얗고 작고 가벼운 ‘마시멜롱’ 사이에 오가는 말인데요. 모든 게 반대인 털숭숭이와 마시멜롱은 이 말의 의미를 다르게 표현하고 받아들이면서 오해가 생깁니다. 언어 표현이 서툴거나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게 미숙하면 제대로 된 소통이 어려운데요. 용기 내어 대화하기가 소통의 지름길임을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셋째, 자신을 지키며 말하기 <좋아요! 싫어요!>
좋은 것과 싫은 것을 구별하고, 예의를 지켜 거절하고, 거절을 받아들이는 법은 나를 지키고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중요한 태도입니다. 이러한 태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좋은 것과 싫은 것, 괜찮은 것과 나쁜 것 등의 구분을 할 줄 알아야 하겠죠. 이 책은 여섯 친구가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소통이 안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대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지요. 특히 아이와의 대화에서는 더 각별하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효과적인 대화법을 알려주기도 해야겠지요. 이때 아이에게 가장 큰 가르침은 부모가 아이와 마음을 나누며 하는 대화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