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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운선 Feb 07. 2024

붕어빵

입맛도 계절 따라

지난달 초 집 앞에 테이크아웃만 되는 붕어빵 가게가 생겼다. 나는 붕어빵을 길거리 음식으로 여겼는데 그동안 붕어빵의 위세가 커져 가게도 생기고 붕어빵 종류도 팔 붕어빵만 아니라 슈크림 붕어빵, 초코 붕어빵 등 종류도 다양해졌다.

붕어빵 가게(수채 ⓒ신운선)

겨울이 시작되고 역 근처에도 할머니가 하는 노점에서 붕어빵을 팔기 시작했다. 역 근처에 나갈 일이 있으면 그 노점 앞을 일부러 지나며 붕어빵을 사려고 몇 번 시도했었다. 한 번은 오전에 병원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간호사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붕어빵을 사서 다시 병원에 갖다 줬었다. 그때 나는 바로 먹을 처지가 안 되어 붕어빵 맛을 보지 못했다.


그때 맛보지 못한 붕어빵이 가끔 생각나 노점상에 들렸으나 번번이 사지 못했다. 한 번 들렸을 땐 재료가 떨어져서 장사를 그만한다고 했다. 며칠 후 갔을 땐 만들어 놓은 건 예약 손님 것이고 그것만 팔면 문 닫고 들어간다며 내게 붕어빵을 팔지 않았다. 그다음에 갔을 땐 아예 노점이 안 보였다. 할머니가 편찮으신 건 아닌지, 혹은 노점상 단속 때문에 문을 못 열었거나 노점 장소를 옮긴 것인지 궁금했다.


집 앞 붕어빵 가게는 내가 지나칠 적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나는 줄을 서서까지 사게는 안 되어서 손님이 없을 때 사야지, 하곤 지나쳤다. 그러는 사이 12월과 1월이 훌쩍 지나고 벌써 2월이다. 먹성이 계절 따라 바뀌는지 그 사이에 붕어빵을 먹고 싶은 마음이 조금 시들해졌다. 그러면서도 붕어빵을 못 먹은 것이 마치 밀린 숙제가 남아 있는 기분이다. 3월 일정을 체크하다 보니 겨울이 지나기 전에 붕어빵을 사 먹어야한다는 마음이 든다. 더 늦기 전에 붕어빵을 사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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