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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운선 Oct 14. 2024

이 달에 책을 선택하는 기준

10월에는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보통 9∼11월을 가을이라고 합니다. 과일이나 곡식은 열매를 맺고 푸르렀던 산은 단풍이 물들어 여름 꽃이 진 자리에 가을 나무가 울긋불긋 산을 물들일 때이죠.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강수량이 줄어들고 습도는 낮아지며, 11월이면 이른 첫서리나 첫눈이 내리기도 해 가을의 끝을 알리기도 하는데요. 


가을을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는 하나 책의 날은 4월 23일입니다. 오히려 가을은 나들이하기 좋기 때문에 책을 멀리할까 봐 독서의 계절이라고 칭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가을의 정점인 10월,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첫째월별 기념일과 관련된 책

아이들의 경우 학교 행사나 교과과정의 내용은 월별 기념일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월별 행사를 고려하여 책을 선택하여 읽는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5월이라면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5.18 민주화 운동, 스승의 날, 바다의 날 등이 있으므로 그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책을 선택하여 읽는 것이죠.

  

10월에는 10월 3일이 개천절이고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공휴일은 아니지만 국군의 날, 세계 동물의 날, 노인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독도의 날 등의 기념일도 있습니다. 각 달에 있는 기념일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실생활과 책 속 경험을 연결하게 해 주세요. 

                                                    

그림책 1. <독도는 외롭지 않아>

<독도는 외롭지 않아(이정은 글|이유정 그림|키즈엠)>의 한 장면

매년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입니다. 1900년 10월 25일에 고종 황제가 독도가 울릉도에 속한 우리 땅임을 밝히며 정한 날이지요. 경상북도에서는 10월을 독도의 달로 정하고 다양한 독도 관련 행사를 열고,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알리고 지키기 위해 여러 모로 노력하고 있는데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상 우리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독도는 일본땅’ 표기 논란 등  영유권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일들이 국내외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독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독도가 1인칭 화자가 되어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배를 타고 한참을 오면 저 멀리 괭이갈매기 끼룩끼룩 반기는 곳에 내가 있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독도의 위치, 사는 생물, 자연환경, 역사, 가치 등 독도에 대한 이야기는 힘차고 다채롭게 표현한 그림과 어우러져 깊은 울림과 더불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그림책을 보며 우리 땅, 독도가 전하는 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둘째문화예술과 관련된 책

10월은 문화의 달로 곳곳에서 문화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이때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하는 문화 행사에 참석하여 여러 가지 체험을 해 보는 것이 좋은데요. 체험을 하기 전후에 문화 행사와 관련한 예술가를 소개하는 책,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관한 책 등을 선택하여 읽으면 실제 경험과 책 속 경험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이해에 더 도움을 받습니다. 


특히 도서관이나 학교에서는 다양한 독서 행사를 합니다. 그런 독서 행사를 챙겨 독서 퀴즈 대회나 독후감 대회, 작가와의 만남 등에 참여해 보세요. 그 과정에서 아이는 독서에 대한 동기유발이 되어 행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즐거움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책 2. <오늘 내 마음은

<오늘 내 마음은...(마달레나 모니스 저|열린어린이)>의 한 장면

이 책은 한글과 감정을 연결하여 한글뿐만 아니라 감정을 탐구하게 합니다. 그림은 수채 물감과 먹물이 함께 어우러지며 감정의 다양성을 부드럽게 그려 냈는데요. 그림은 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단순하고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독자가 그림 속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유추하고 해석하며 여러 가지 상상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한글을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좋은데요. “이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 “오늘 네 기분은 어때?” “엄마는 오늘 ○○이가 잘 놀아서 기특했어”처럼 책에서 표현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 부문 수상작입니다.
 
셋째자연과 생활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책

가을에는 여러 가지 열매와 곡식을 추수합니다. 아이와 함께 고구마 캐기나 밤 줍기 등 추수와 관련된 경험을 하기 쉽습니다. 공기는 여름의 후텁지근한 공기와 다르게 선선함과 상쾌함이 섞여 있어 나들이하기 좋은데요. 모든 활동은 가족과 함께하며 아이가 즐거움을 느끼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가을에는 가로수 나무나 산과 들의 빛깔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집니다. 자연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은 아이의 감각 발달을 돕고 감성을 키우게 하는데요. 자연에서 활동할 경우 낙엽을 주워 잘 말린 후 코팅하면 책갈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자연의 변화와 가을의 특징이 드러난 책을 읽으면 실제 경험과 책을 연결하여 이해하고 감상하기 좋겠죠.  


 그림책 3. <동물원의 비밀>

<동물원의 비밀(황이원 저|섬드레)>의 한 장면

가족 나들이 장소로 동물원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이 책은 무야가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의 숫자를 세며 구경을 하다가 모험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속에 갇혀 있던 동물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독자들을 모험의 세계로 이끄는데요. 


작가는 페로의 <빨간 모자>에서 모티브를 얻어 주인공을 남자아이로 바꾸고, 빨간 망토에 달린 모자를 캡 모자로 바꾸며, 숲이 아닌 화려한 색감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림에 콜라주 기법을 활용해 표현하고 동물원 곳곳에 그림 암호를 숨겨놓아 그것을 찾고 추리하고 해석하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긴장감을 주는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데요. 책 속에서 동물원 나들이를 해보세요.     


어릴수록 책 읽기는 학습이 아닌 소통과 공감을 위한 도구여야 합니다. 소통과 공감은 아이가 부모와 함께 책을 읽으며 소통하고 공감받을 수 있어야 하며, 책의 이야기와 소통하며 공감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소통과 공감의 대상을 조금 더 확장한다면 주변 사람들, 환경, 살아가며 겪게 되는 모든 순간이 되겠지요. 10월의 특성을 고려하여 책을 선택하여 읽는 것도 한 방편이 됩니다. 무엇을 하든 좋은 달,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시간도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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