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올리게 되어 어색하네요. 얼마 전까지도 일주일에 두 번씩 열심히 연재를 했는데 말이에요. 글을 쓰는 습관이란 것이 참 만들기는 어렵고 사라지기는 이리도 쉬운 건가 봐요.
<엄마, 장례식은 맘에 들어?> 연재를 마치고 <오늘, 단 하나의 명장면> 연재를 시작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한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해주셨어요. 태생이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능력이 없고 날이 갈수록 집중력은 짧아지기만 하니 주업무인 집안일과 육아를 마치면 부업무인 책작업을 하느라 도저히 연재글을 쓸 시간이 나질 않았어요.
브런치에 저보다 훨씬 바쁘게 사시면서도 연재를 하시는 성실한 분들이 많기에 이 되도 않는 변명으로 저 자신조차 잘 설득할 수 없네요. 제가 무능하고 게으르다는 것을 용기 있게 인정해야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글이 완성되어 있으니 잘 정리만 해서 내면 되겠다, 고 생각했지만 그렇지가 않네요. 모두가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부모님의 장례식을 옆에서 친구처럼 도와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유익한 정보를 담고 글을 섬세하게 다듬느라 매일 혼자 씨름을 하고 있습니다.
조사 하나, 단어 하나를 요리조리 바꿔보다 말고 '이게 지금 이런 디테일의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전체적으로 구린 것 같은데. 이런 모자란 책이 세상에 나와도 되는 건가.' 생각이 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불안하기만 할 때도 있고요.
오래 연재를 하지 않았더니 브런치에서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번역 : 뭐라도 써. 이 게으른 인간아.)" 친절한 채근을 듣고는 반성했습니다. 글을 쓰는 감을 잃어서 점점 책작업도 어렵게 느껴지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새로 글을 쓸 시간이 정말 부족해요. 그래서 <오늘, 단 하나의 명장면>은 그동안 제가 혼자 일기장에 써두었던 글을 수정해서 일주일에 한 번 연재를 할 예정입니다.
사실 브런치에는 쓰는 사람만 있고 읽는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가 유명하죠. 제 글을 기다리시는 분이 없을 걸 알면서도 이렇게 공지를 하는 것은 저 자신과의 약속을 공식화하기 위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확히 언제 책이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대표님과 올 가을에 나오면 좋겠네요, 지나가듯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으니 그쯤 될까요? 소식이 나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성실하게 작업하고 또 일주일에 한 번은 연재를 하며 제 자신을 좀 밀어붙여야겠어요. 저는 채찍질을 당하지 않으면 일단 드러누워 쉬고 보는 인간이라서요.
요즘은 일교차가 심하니 모쪼록 건강에 유의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