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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Dec 11.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요양병원에선 간호사가 애인이다

 사람들이 가을을 주섬주섬 챙기는 바람에 남겨진 겨울은 홀 벗게 되어 추움이 된 것 같다.


 더 춥기 전에 지인이 입원에 있는 요양병원에 문안을 갔다. 머리는 멀쩡하신데 허리가 망가져서 기저귀를 대신분도 있고 이쁘장하니 곱게 연세 된 분은 뭣 때문에 입원해 있는지 모르겠으나 다들 움직이고 싶고 집에 가고 싶어 하신다.


  병원에서 근 십오년은 채우신 94세의 노친은 허리 수술로 오셨다가 멀쩡해지신 지금 여기가 되려 집 같다며 눈도 여기서 감을 거라며 집 생각을 회피하셨다.


 간호사 둘이서 환자 점검과 처방 약을 들고 오니 이 노인 아저씨들 할배인데 꾹 물고 있던 입이 벙긋해지고 눈가가 맑아지며 악수를 내밀고 간호사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더라.


 내 남편이 무지 더운 여름날 회사의 에어컨이 작동이 잘 안되자 고쳐보겠다고 손을 대니 바로 전기가 통해 쓰러졌었다. 길병원에서 3일 있었는데 그때도 안경 끼고 통통한 간호사가 주사기를 갖고 오니 입이 헤 벌어지자 민망해서 나가는 간호사 엉덩이 쪽을 계속 바라봤었다.


 잠시 생각을 멈추게 한다. 젊으나 늙으나 간호사를 보면 뭘 그리 좋은지 손을 잡고 환자 같지 않아 보였다. 건강한 기를 받고 싶고 내가 어서 나았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남자의 속성이라고 한 간호사가 귀띔 해준다.

 

 또 존댓말을 쓰고 말을 길게 하면 노인분들 못 알아듣기에 짧은 말의 반말 명령조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도 자식이 먹을 것을 싸 들고 올 때 보다 더 반긴다고 했으니 첨단 의료기기 같은 양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이 되겠다. 나를 고쳐줄 수 있다는 의지와 희망으 볼 수밖에 없겠다. 매일 돌봄은 회복의 가능을 심어주고 손잡으면 적적함을 달래질 수 있는 마음이 되는가 보다. 궁둥이 뒤로 하고서 문 열고 나갈 때까지 손도 흔들어주고 봄날의 민들레 같은 회춘이 되는 것이다. 살아내고자 하는 한 줌의 땀덩이 배겨있다.


 자다가 깨도 금방 흔들리는 환자복의 관조는 오롯이 간호사의 품새에 간다. 이것이 희망의 자락이다. 붙들고 싶은 ᆢ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장부경전 (대반열반경)-

 나는 반드시 죽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슬퍼할 일은 아닙니다. 한탄한 일도 아닙니다. 나는 이제까지 몆 번이고 말해왔습니다.
 ‘어떤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대단히 좋아했던 사람이라도, 확실히 너무도 당연하게, 살아 있는 동안 혹은 죽는 그 순간에, 찢어지듯 이별하고, 모든 것은 변한다.’고.

 이미 태어난 것, 존재하는 것, 만들어진 것, 그것들은 모두 무너지도록 정해져 있고,
‘무너지지 말라’는 억지가 통할 리 없습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나의 생명 또한 영원하지 않기에 곧 그것을 내려놓을 것입니다.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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